2026년 05월 23일(토)

코오롱 600억 인수 다음날, '지분 0%' 이규호 티슈진 이사 선임...5525억 투입

코오롱그룹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모회사 ㈜코오롱의 600억원 신주 인수 결의 다음 날이다. ㈜코오롱 이사회는 3월 25일 코오롱티슈진 보통주 11만8040주를 주당 50만8325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투입 금액은 자기자금 600억268만3000원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이튿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올렸다.


코오롱티슈진에 들어간 자금은 누적 5525억원이다. ㈜코오롱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직접 투입한 자금이 2560억원이다. 4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더하면 ㈜코오롱이 넣은 자금만 3160억원이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탈, 투자조합 등 외부 투자자가 전환사채(CB)로 넣은 자금은 2365억원이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 본인도 그룹 계열사 주식을 처음 사들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8일 코오롱글로벌 주식 1만518주를 주당 9508원에, 코오롱인더스트리 주식 2441주를 주당 4만975원에 장내매수했다. 지분율은 각각 0.05%, 0.01%다. 개인 자금 약 2억원이 들어갔다. 이 부회장이 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공시상 당시가 처음이다.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 사진제공=코오롱그룹


이 부회장이 매수한 두 회사는 사업재편이 진행 중인 계열사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코오롱엘에스아이와 엠오디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4월 1일 코오롱ENP 흡수합병을 완료했다. 두 회사 모두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등재된 곳이다. 코오롱그룹은 이 부회장의 매입에 대해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실어주는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코오롱 지분은 없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코오롱 주식 628만4406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48.69%다. 이 가운데 504만221주, 보유 지분의 80.26%가 2025년 9월 30일 기준 금융기관 4곳에 담보로 잡혀 있다.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33.43%, 코오롱글로벌 9.14%, 코오롱생명과학 16.68%, 코오롱티슈진 14.32%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이 명예회장의 "능력 입증 전 주식 1주도 안 물려준다"는 발언 이후 지주사 지분 없이 경영에 참여해왔다. 지난해 11월 첫 계열사 지분 매입 이후에도 ㈜코오롱 지분은 확보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코오롱,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코오롱글로벌 3개 계열사에서 받은 보수는 18억2867만원이다. 전년 대비 55.3% 늘었다.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보수가 공시 대상에 포함되고 코오롱글로벌 보수가 추가됐다.


㈜코오롱은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812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227억원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지만, 외부감사 과정에서 계정 재분류에 따른 손익 변동을 반영해 영업손실로 정정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첫 영업손실이었다. 2025년 연결 영업이익은 6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당기순손익은 적자였다. 코오롱글로벌 리스크 비용과 코오롱티슈진 전환사채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반영됐다. 코오롱글로벌도 2025년 영업이익 39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당기순손실 1949억원을 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이번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 합류로 이 부회장은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코오롱티슈진까지 5개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하게 됐다. 지난해 ㈜코오롱 사내이사 가운데 이 부회장의 출석률은 61.5%로 가장 낮았다. ㈜코오롱은 이 부회장이 불참한 이사회에서 사모사채 발행, 은행 차입,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 안건을 처리했다. 1~3분기 경영실적 보고가 이뤄진 이사회에는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코오롱티슈진은 1999년 미국에서 설립된 코오롱그룹 바이오 계열사다.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상장했다. 2019년 5월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거래가 정지됐다가 2022년 거래가 재개됐다. 현재 골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TG-C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코오롱의 올해 1분기 손익에도 코오롱티슈진 관련 손실이 반영됐다. ㈜코오롱은 지난 15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188억원, 영업이익 988억원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58.3% 늘었다. 당기순손익은 447억원 적자였다. 코오롱티슈진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사채 관련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반영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13~14일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본사에서 새 이사진이 참석한 정기 이사회와 전략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과 김정인 사내이사, 얀 반 아커·로버트 앙 사외이사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TG-C의 미국 임상 3상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상업화 실행 전략과 시장 진입 로드맵을 논의했다.


코오롱티슈진은 7월 TG-C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일정에 따르면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2027년 1분기 FDA에 생물학적 제제 허가신청(BLA)을 제출한다. 이 부회장이 합류한 첫 미국 본사 이사회에서 다룬 안건도 TG-C의 시장 진입 전략과 상업화 실행 로드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