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3일(토)

황정민·조인성에게 "누구?"... 칸 기자회견 '인종 차별' 논란

칸 국제영화제에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 기자회견 중 한 외신기자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18일(현지시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당 기자는 백인 배우들만 이름을 부르며 유색인종 배우들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나홍진 감독과 함께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이 참석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외신기자가 자신의 소속과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안녕, 마이클. 안녕, 알리시아. 나머지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며 질문을 시작했다.


이 같은 무례한 발언에 현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정호연과 테일러 러셀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황정민과 조인성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GettyimagesKorea


특히 해당 기자가 언급한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인종차별적 의도가 더욱 명확해진다. 기자가 이름을 직접 부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백인 배우인 반면, '나머지 다른 분들'로 지칭된 한국 배우들과 테일러 러셀은 유색인종이다.


정호연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스타가 됐고, 테일러 러셀은 2022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은 '본즈 앤 올'의 주연배우다. 황정민과 조인성은 '호프' 출연진 중 최상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주연배우들이다.


해당 기자의 부적절한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실제 부부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에게 "두 배우를 섭외한 이유가 한 명의 출연료로 두 명을 쓸 수 있어서인지, 부부 패키지 같은 것이었는지 궁금하다"는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이어 나홍진 감독의 이름도 부르지 않고 "감독이 답해줄 수 있다면"이라고 말해 나 감독이 "저, 저, 저죠?"라고 되묻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현장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자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국제무대에서 대놓고 저지른 인종차별", "기본적인 예의와 에티켓조차 없는 수준 이하의 기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칸 영화제라는 권위 있는 국제 행사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은 여전히 존재하는 서구 중심적 시각과 인종차별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