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표결을 앞두고 DX부문 반발에 부딪혔다. 반도체를 맡는 DS부문은 기존 성과급과 특별경영성과급을 합쳐 최대 6억원 안팎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가전·모바일·TV를 맡는 DX부문은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 지급 대상에 그쳤다.
삼성전자 노조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가결되면 총파업 유보 국면은 이어진다. 부결되면 노사는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 DX 안건 반영 여부를 다시 협상해야 한다.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DS부문에 별도 특별경영성과급을 두기로 했다. DS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고, 부문 공통분과 사업부 실적분으로 나눠 배분하는 구조다.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연봉과 영업이익 가정에 따라 기존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합쳐 최대 6억원 안팎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DX부문은 DS 특별경영성과급 대상이 아니다. 잠정합의안에 따라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받는다. DX 직원들 사이에서는 보상 금액뿐 아니라 교섭 과정에서 DX 안건이 빠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고정시간외 무료노동 축소, 장기근속휴가, 패넷포인트 등 DX 관련 요구가 합의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발은 조합원 수 변화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내 제3노조인 삼성전자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1일 오후 2시 기준 1만11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2260명 수준에서 5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1일 하루에만 DX부문 직원 9000명 이상이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전 가입하면 표결 참여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안내했다.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도 다시 증가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 15일 1만5266명에서 19일 오전 9시 1만5123명까지 줄었다. 잠정합의안 발표 전후로 다시 늘어 21일 오후 1시 기준 1만6286명을 기록했다. 전삼노 홈페이지에는 같은 날 오후 6시 기준 조합원 수가 1만9053명으로 표시됐다.
교섭을 주도한 과반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줄고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올해 4월 15일 7만5000명 수준까지 늘었고, 지난달 23일 총파업 투쟁결의대회 당시 7만6000명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후 20일 오후 3시 7만985명, 21일 오후 2시 7만850명으로 감소했다.
동행노조는 앞서 공동투쟁본부에서 빠졌다.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을 요청했지만 초기업노조와 전삼노가 응답하지 않았고, 동행노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동행노조는 조합원 상당수가 DX부문 소속인 만큼 DS 중심 요구가 노조 전체 의사처럼 다뤄지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DS부문 안에서도 보상 격차는 남아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부는 DS부문에 속하지만 메모리와 같은 수준의 보상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적자 사업부에도 일정 규모의 특별경영성과급이 예상되지만, 배분 기준을 둘러싼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LSI·파운드리·공통조직·메모리 구성원들로부터 응원과 불만을 함께 받았다"며 "재원을 늘려 최대한 같이 갈 수 있게 해보고 싶었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업노조를 포기하고 싶지 않고 조합원들과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동행노조는 회사에도 공식 면담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2026년 임금교섭에서 DX부문 배제 등으로 인한 회사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 투표 명부는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확정됐다.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27일 오전 10시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