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불타오르는 와중에 전편 몰아보기 편성을 강행해 시청자 비판을 직면했다. 여론의 포화가 쏟아지고 있지만 편성 권한을 쥔 MBC 측은 침묵을 고수하며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21일 케이블 채널 MBC ON 편성표를 보면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1시 40분까지 '21세기 대군부인' 1회부터 12회 전편 몰아보기가 배치됐다. MBC ON은 MBC플러스가 운영하는 드라마·예능 재방송 전문 채널이다.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영 내내 역사 고증 오류와 왜곡 의혹을 지우지 못했다. 작품의 핵심 축인 주연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 박준화 감독, 유지원 작가 등 제작진과 출연진은 논란이 장기화되자 줄이어 고개를 숙였다. 정작 방송을 내보낸 MBC는 어떤 공식 입장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MBC의 이중적인 잣대를 꼬집는다. SBS가 2021년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중국풍 소품과 역사 왜곡 사태로 방송 2회 만에 폐지 결정을 내렸을 당시 MBC는 공격적인 보도를 이어갔다.
자사 뉴스와 기사로 "'조선구마사' 단 2회 만에 방송 폐지... 판타지면 다인가?", "'조선구마사' 폐지, 시총 700억 증발" 등의 타이틀을 걸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청자들이 온라인상에서 "타사 논란에는 엄격하더니 정작 자기 일에는 침묵한다", "시청자와 기싸움하는 것 같다", "논란 속 몰아보기 편성은 너무 뻔뻔하다", "눈치도 안 보냐" 같은 반응을 쏟아내는 이유다.
'21세기 대군부인'의 고증 잔혹사는 방영 초기 왕실 호칭과 예법, 정치 체계 설정의 엇박자로부터 출발했다.
초반에는 일부 시청자가 "드라마적 허용 범위 아니냐"고 방어막을 쳤지만 마지막 회가 찬물을 끼얹었다. 극 중 이완대군 역의 변우석이 왕으로 즉위하는 과정에서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여론이 완전히 돌아섰다.
시청자들은 단순한 고증 실수를 넘어선 의도성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과거 방송분까지 소환됐다.
대비의 권한을 지나치게 축소한 설정이 일본 왕실의 구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과 중국식 다도 예법이 겹치면서 "중국·일본의 전통 요소를 과도하게 차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수면 위로 올랐다. 고증 오류로 출발한 불씨가 '동북공정' 의혹이라는 최악의 악재로 번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