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의 장례식장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노숙자에게 음식을 대접해야 할지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최근 한 SNS 계정에는 "조부모 빈소에 어떤 노숙자가 와서 영정사진에 절을 한 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염치없지만 밥 좀 달라'고 요청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이 올라와 주목을 받았다.
해당 글에는 누리꾼의 다양한 경험담과 가치관이 반영된 댓글이 이어졌다.
먼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자리인 만큼, 온정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진심이든 아니든 우리 조부모님의 명복을 빌어준다는데, 그냥 보시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과거의 장례 문화를 떠올리며 베풂의 미덕을 강조하는 이도 있었다. 옛날 방식으로 집에서 외할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는 한 누리꾼은 "당시 동네 백수 청년이 매일 와서 밥을 먹고 가길래 얄미워서 어른들께 말씀드렸더니 그냥 먹게 두라고 하셨다"며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니 돌아가신 분 덕에 누군가 밥을 배부르게 먹었다는 소리를 하는 것이 고인에게도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적절한 선에서 절충안을 찾겠다는 현실적인 답변도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은 "부모님 지인들이 오시는 자리인데 모르는 분이 계시면 다른 조문객들이 불편할 수 있다"며 "상중에 남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싫고 노숙자를 지인으로 오해받게 하기도 싫으니, 만 원에서 이만 원 정도를 기부금으로 건네며 밖에서 식사하시라고 권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안전과 예의를 이유로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현직 장례지도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원칙적으로 안 받아주는 게 맞고 장례식장에서도 노숙인 출입을 막는데 그걸 뚫고 들어온 것 같다. 심지어 새벽에 아무도 없는 빈소에 무단으로 들어와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고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위생과 치안 문제를 지적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보시나 베풂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조문객들과 위화감이 생길 수 있고 술이 들어가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면서 "절대 들여서는 안 된다. 한 상 차려주는 게 온정처럼 보일지 몰라도, 소문이 나면 동네 노숙자들이 모두 몰려오는 감당 못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