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故 노무현 비하→사과한 래퍼 리치 이기, 힙합 공연 출연 취소당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도로 힙합 공연을 기획해 물의를 일으킨 래퍼 리치 이기가 결국 대형 힙합 페스티벌 라인업에서 퇴출됐다.


‘랩비트 2026’ 측은 20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기존 6월 21일 라인업에 포함됐던 아티스트 리치 이기 & GGM 킴보는 이번 페스티벌 출연이 최종 취소됐다"며 "트레이드 엘이 새롭게 합류하여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최 측은 구체적인 하차 사유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불거진 고인 모독 논란에 따른 여론의 불만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리치 이기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인 5월 23일에 맞춰 당일 오후 5시 23분 서울 마포구 연남스페이스에서 단독 공연을 열 예정이었다.


유튜브 'Rich Iggy', 랩비트 2026 인스타그램


입장료 역시 서거일을 연상시키는 5만 2300원으로 책정해 의도적인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고 노무현재단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자 공연장과 기획사는 즉각 대관 취소와 공연 무산을 알렸다.


대관처인 연남스페이스 측은 "외부 대관 계약으로, 힙합 뮤지션들의 단체 공연이라는 내용으로만 전달받아 계약을 진행했다"며 "노무현 재단 측의 제보를 통해 공연의 상세 내용 및 논란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기획사에 공연 진행 불가를 통보해 최종적으로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공연기획사 틴스튜디오 측도 "예정됐던 공연은 아티스트 측과 협의를 통해 취소됐다"며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거센 비난 직후 리치 이기는 자신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이번 일은 참여 아티스트들과 무관한 제 독단적인 선택이다"라며 "오늘 노무현 시민센터를 방문해 사과문을 전달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피해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제 행실과 부주의를 깊이 반성하며 앞으론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공연 포스터에 이름을 올려 불똥이 튄 동료 래퍼들도 진화에 나섰다. 팔로알토는 "고인을 조롱하거나 혐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가사와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딥플로우 역시 "솔직히 그 숫자의 의미를 전혀 몰라 포스터를 봐도 연관 짓지 못했다"며 "몰랐더라도 프로로서, 또 업계 고참으로서 제 나이브함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여론의 냉담한 시선 속에 리치 이기는 ‘랩비트 2026’ 무대마저 서지 못하게 됐다. 내달 20일과 21일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최되는 해당 페스티벌에는 박재범, 지코, PH-1, 다이나믹 듀오 등이 참여해 일정을 소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