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길 가다가 '큰부리까마귀' 발견했다면 '눈 마주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여름철 도심에서 큰부리까마귀가 행인을 공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안전 행동요령을 발표했다.


지난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큰부리까마귀 공격 상황에 대비한 국민 행동 요령을 공개했다. 부처는 까마귀와 마주쳤을 때 우산이나 모자로 머리와 목 부위를 보호하고, 새와 직접적인 눈맞춤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까마귀가 사람의 시선을 적대적 행위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큰부리까마귀 / 국립생물자원관


큰부리까마귀는 검은 윤기가 도는 깃털과 굵고 큰 부리를 가진 조류로, 몸길이가 50~60㎝에 달해 국내 까마귀류 중 상당히 큰 체구를 자랑한다. 


최근 도시 내 녹지 공간과 먹이원이 증가하면서 주거지역, 공원, 교육시설 인근에서의 목격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5~6월 소셜미디어에는 도심 거리에서 까마귀가 보행자의 머리를 향해 급강하하는 영상들이 연속으로 게시됐다.


영상 속에서는 놀란 행인이 머리를 감싸며 피하자 까마귀가 뒤쪽에서 다시 접근해 목덜미를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피해를 당한 한 시민은 "주먹으로 강하게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큰부리까마귀의 이런 공격성은 새끼 보호 본능에서 비롯된다. 매년 5월 무렵은 새끼들이 둥지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다. 


큰부리까마귀 / 기후에너지환경부


아직 비행 기술이 미숙한 새끼들은 나무 밑이나 지면 근처에 머물게 되고, 이때 부모 새는 둥지나 새끼 근처로 다가오는 인간을 위험 요소로 판단해 머리 위를 스치거나 뒤에서 기습하는 방식으로 경고한다.


정부는 위험 지역 통과 시 망설이지 말고 신속히 이동하되, 까마귀 공격을 피하려다 넘어지거나 차도로 뛰어드는 등의 2차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까마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음식물을 외부에 방치하지 말고, 경고 안내판이 설치된 구역은 우회하거나 빠르게 통과할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위협 행동에 맞서 돌을 던지거나 막대기를 휘두르는 대응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까마귀는 인간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을 위협한 상대를 오랜 기간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전문가들은 큰부리까마귀를 목격했을 때 새끼나 둥지로 추정되는 곳에 접근하지 않고, 머리 위로 반복 비행하는 행동이 관찰되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최선의 대응책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5~7월 기간 중에는 공원, 학교, 아파트 단지, 가로수 일대에서 까마귀의 방어 행동이 나타날 수 있어 어린이나 고령자는 보호자와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최유성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도심 환경이 까마귀에게 적합한 서식지와 풍부한 먹이를 제공하게 됐다"며 "인간과 까마귀의 공존을 위해 행동 패턴 분석 등 과학적 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