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유승목, 36년 만에 백상 조연상... 단역 시절 딸이 준 '2만원·손편지' 아직도 액자에

데뷔 36년 만에 첫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유승목이 오랜 무명 시절을 함께한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은 유승목이 게스트로 나왔다.


유승목은 36년 연기 인생에서 처음으로 시상식 후보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상식이 끝나고 휴대폰을 확인했더니 300개가 넘는 축하 문자가 와 있었다"며 "시간이 없어서 지우다가 촬영하러 왔는데 또 500여 개로 늘어나 있더라"고 말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수상 당시의 긴장된 순간도 생생하게 전했다. 유승목은 "후보 발표 때 아내와 아이들이 울컥했다"며 "상은 생각하지 말고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상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후보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포기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한 번 받아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수상자 호명 순간에 대해서는 "이름은 들리지 않았고 작품명이 '서울 자가'로 시작하니까 '서울' 하는 순간 '진짜? 내가 받은 거야?'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화제가 된 수상 소감 "이 상 받았다고 건방 안 떨 테니까 계속 불러주십시오"에 담긴 진심도 공개했다.


유승목은 "(수상 소감을) 준비했다"며 "상을 받게 되면 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말해놓고 조금이라도 달라지거나 건방져 보일까 봐 걱정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하지만 이야기하면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되고 본심이었다. 계속 좀 불러달라"고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시상식 당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나왔다. 유승목은 두 딸이 "아빠 다리 좀 오므려"라는 문자를 급하게 보냈다는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또 정작 수상 무대에서는 두 딸을 언급하지 못해 서운하게 만들었다며 방송을 통해 늦은 감사 인사를 전해 웃음을 선사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1990년 연극 무대에서 시작된 유승목의 긴 무명 시절 이야기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그는 영화 '살인의 추억' 출연 당시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와 극단에서 만난 아내와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혼을 반대하던 장모가 혈압약을 찾게 만들었고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무명배우 가장으로서 겪은 경제적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유승목은 평소 말이 느림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위해 텔레마케팅까지 도전하며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아내가 힘들다는 말을 한 번도 안 했다"며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방송에서는 아내가 직접 쓴 편지와 딸들의 메시지가 공개되며 감동을 더했다. 딸들은 "어렸을 때 돈 없어 장난감 대신 몸으로 최선을 다해 놀아준 아빠"라며 "겨울엔 늘 언덕 올라 썰매 태워주고 날 좋은 날엔 자전거 타고 잠자리 잡고. 돈 주고도 못 살 인생 가장 행복한 기억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유승목은 단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중학생이었던 큰딸과의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큰딸이 식탁 위에 2만원과 손편지를 올려뒀다고 한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편지에는 "아빠 요즘 일찍 일어나서 밤 새서 촬영하느라 힘들지? 힘내고 이 돈 가져가서 쓰고 와라. 사랑해. 안녕히 다녀오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승목은 딸이 준 이 돈을 차마 쓰지 못하고 액자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혀 감동을 배가시켰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진짜 상이란 저런 분한테 주는 거다. 인기가 아닌", "36년간 한 번도 못 받았다고 해서 더 놀랐다", "유승목 배우 연기는 찐한 잔향이 남더라. 무빙도 김부장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수상이 백번천번 납득되는 배우", "오래오래 연기해 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