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기존 인공지능(AI) 모델보다 출력 속도를 4배 끌어올린 차세대 경량 AI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공개했다. 25년간 유지해온 막대형 검색창 디자인도 전면 개편하며 검색·쇼핑·영상 제작 등 핵심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재편해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라인 앰피시어터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에서 경량 AI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선보였다. 이전 세대인 제미나이 3.1과 비교해 출력 속도가 4배 향상됐다.
에이전트, 코딩, 금융 분석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코딩 분야의 경우, 터미널 환경 벤치마크에서는 GPT-5.5와 견줄 만한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일반적인 스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평가하는 'SWE-벤치 프로'에서는 클로드 오퍼스 4.7과 GPT-5.5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AI 활용 비용 절감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연간 AI 토큰 예산을 5월도 되기 전에 모두 소진했다는 사례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하루 토큰 1조개를 사용하는 기업이 업무의 80%를 제미나이 3.5 플래시로 전환하면 연간 10억 달러(한화 약 1조 5,041억 원) 이상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자율 AI 에이전트 '제미나이 스파크'도 함께 선보였다.
제미나이 스파크는 사용자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24시간 작동하며 이메일 요약, 일일 브리핑 작성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반복 업무는 물론 복잡한 코딩과 장기 프로젝트 관리까지 담당할 수 있다.
구글 검색 서비스는 AI 시대에 맞춘 대폭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사용자들은 이제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파일, 영상까지 첨부해 검색할 수 있게 된다.
검색 결과 화면에서는 이해를 돕는 시각 도구나 위젯이 즉석에서 생성된다. 기존 검색 결과 상단의 'AI 개요'에서 챗봇 형태의 'AI 모드'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대화창도 새롭게 도입된다.
25년간 구글의 상징이었던 막대형 검색창도 변화한다. 사용자가 긴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창이 함께 확장돼 전체 내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구글은 AI 시대에 길고 복잡해진 사용자 질문을 보다 자연스럽게 처리하기 위한 개선이라고 밝혔다.
쇼핑 서비스 영역에서도 AI 중심의 혁신이 이뤄진다. 구글은 검색, 제미나이, 유튜브, 지메일을 연동해 가격 추적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유니버설 카트'를 올여름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상품 탐색부터 결제까지 AI가 대신 수행하는 완전 자동화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멀티모달 AI 기술력도 한층 강화됐다. 구글은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동영상 등 모든 형태의 입력과 출력을 처리하는 월드모델 '제미나이 옴니'를 공개했다. 기존 동영상 모델 '비오'가 텍스트를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능에 그쳤다면, 제미나이 옴니는 기존 영상의 캐릭터 변경이나 스타일 전환까지 가능하다.
아울러 AI 조작 영상 확산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했다. 구글은 제미나이 옴니로 생성한 동영상에 AI 제작물임을 식별할 수 있는 디지털 워터마크 '신스ID'(SynthID)를 적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