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1일(목)

"주말에 몰아서 자지 마세요"... 잠 설친 다음 날 '1시간 더' 자야 하는 이유

과도한 업무나 학업 등으로 잠이 부족했던 다음 날, 평소보다 딱 1시간만 더 자도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말에 잠을 몰아자는 것보다 수면 부족이 발생한 직후 주중에 곧바로 보충 수면을 취하는 것이 건강에 유의미한 도움이 된다는 강력한 증거가 제시된 것이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중국 칭화대 수면 연구원의 샤오위 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수면 시간과 사망률 간의 인과 관계를 조사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연구팀은 비영리 의료 연구 단체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8만 5000명 이상의 참가자로부터 수집한 57만 4000일 이상의 방대한 수면 데이터를 정밀 분석했다. 손목형 수면 측정 기기를 착용한 참가자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43시간이었다.


연구 기간 중 전체 참가자의 약 30%는 자신의 평소 수면 시간이나 동년배 평균보다 적게 자는 '수면 제한'을 경험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수면 부족을 겪은 바로 다음 날 밤에 평균 약 1시간 정도를 더 자는 '회복 수면' 패턴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보충 수면은 주말에 한꺼번에 몰아자는 방식이 아니라, 대부분 주중에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 수면 시간을 줄인 뒤 보충 수면을 취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평소처럼 충분히 잠을 잔 이들에 비해 향후 8년 동안 모든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이 15%나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수면 제한의 악영향은 평소 평균 수면 시간이 5.7시간에 불과한 만성·선천적 수면 부족자들에게서 더욱 치명적이고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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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잠을 적게 자더라도 바로 다음 날 밤에 추가로 1시간가량 잠을 보충한 사람들은 평소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 집단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사망 위험도를 유지했다. 이는 수면 부족 현상이 하루 또는 이틀 연속으로 이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이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서 얻은 유사한 독립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차 검증을 실시했을 때도 이와 동일한 경향성이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를 과신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의 수면 전문가 장 필립 샤푸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회복 수면이 급성 수면 부족을 부분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부합한다"고 평가하면서도 관찰 연구의 특성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샤푸트 박사는 "수면 부족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거나 회복 수면이 사망을 완벽히 예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음 날 보충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중에 습관적·규칙적으로 수면을 제한하는 행위가 몸에 무해하다고 해석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