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자기자본의 28.91%에 해당하는 5978억4393만원을 들여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인다. 두나무 신주가 아니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구주를 현금으로 사는 거래다. 이번 돈은 두나무 신규 사업자금이 아니라 매도자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투자 회수 대금으로 들어간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지분율로는 3.90%다. 취득 예정일은 6월 15일이다.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된다. 풋옵션 등 별도 계약은 체결하지 않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거래가 끝나면 한화투자증권의 두나무 보유 주식은 343만500주로 늘어난다.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올라간다. 두나무 주요 주주 명단에서 한화투자증권의 위치가 더 커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주당 매입가다. 한화투자증권은 2021년 2월 두나무에 처음 투자했는데, 당시 두나무 주식 206만9450주(지분율 6.15%)를 583억2952만원에 취득했다. 1주당 취득 단가는 약 2만8186원이었다. 이번 거래의 주당 가격은 약 43만9252원이다. 단순 비교하면 이번 추가 매입 단가는 첫 투자 단가의 15.6배다.
이번 주당 가격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제시된 두나무 1주당 가액과 같다. 두나무 1주당 평가가액은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주당 평가가액은 17만2780원으로 산정됐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주식교환은 인허가 등 절차 변수를 남겨둔 거래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두나무 1주당 가격 43만9252원이 제시된 이후 가상자산 업황과 두나무 실적 지표에는 변화가 있었지만, 한화투자증권의 이번 구주 매입 가격은 당시 평가액과 같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월 두나무 지분 5.94%에 대해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주요 주주의 지분 처분 가능성이 거론되던 시점이었다. 매입 의사도 밝히지 않았던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지분을 유지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6천억원 가까운 현금을 더 넣는 쪽을 택했다.
추가 취득금액은 첫 투자금의 10배를 넘는다. 지분율은 첫 취득 직후 6.15%에서 이번 거래 완료 후 9.84%로 3.69%포인트(p) 높아진다. 4년여 전보다 훨씬 높은 단가로 구주를 사들이면서도 두나무에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없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중개를 넘어 수탁, 정산, 기관 서비스 등 복합 인프라 사업자로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관측되는데, 한화투자증권은 이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공시에는 이번 취득대금의 세부 납입 재원, 지분율 9.84%에 따른 주주권 변화, 두나무와의 구체 공동사업 계약은 기재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은 RWA, 블록체인 인프라, 디지털자산 플랫폼을 중심으로 두나무와 시너지 기회를 찾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