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0일(수)

야시장에 등장한 '정장남'... 매일 볶음밥 200인분 파는 남성의 남다른 성공 비결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차오양 거리 야시장에는 말끔한 정장 차려입은 한 젊은 남성이 나타난다. 넥타이까지 완벽하게 매고 구두를 신은 그의 손에는 펜이나 서류 가방 대신 커다란 웍과 뒤집개가 들려 있다.


정장 차림으로 매일 6시간 반 동안 땀방울을 흘리며 볶음밥을 만드는 19세 청년 '샤오루'의 이야기가 전 세계 누리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웨이보


지난 11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중화망은 샤오루의 특별한 사연을 조명했다. 샤오루가 야시장에서 정장을 입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지난해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맞춘 정장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그는, 어느 날 퇴근길에 평상복 차림으로 야시장을 지나다 문득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당시 "마치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전기차를 수리하는 사람처럼 보였다"는 생각이 든 그는, 그 길로 집에 돌아가 정장을 깨끗이 다림질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당당하게 그 정장을 입고 노점으로 향했다.


인플루언서가 되려는 목적도, 배후에 기획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 계정조차 아버지의 도움으로 겨우 만들었을 만큼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정장을 입고 현란하게 웍을 돌리는 그의 모습은 지나가던 시민들의 카메라에 포착되어 온라인상에서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다.


물론 주변의 시선이 늘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일부 사람들은 "볶음밥 기름이 튀면 옷을 버리지 않느냐", "그 정장은 세탁이나 제대로 하느냐"며 삐딱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샤오루는 웃으며 "아버지가 늘 노점상을 하더라도 손님 앞에서는 단정하고 깔끔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가 만드는 볶음밥은 쌀과 달걀, 파, 햄, 소스만 들어가는 아주 기본적이고 소박한 구성이다. 원가는 5위안(한화 약 1,100원)이 채 되지 않지만, 샤오루는 이를 단돈 10위안(한화 약 2,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이후에도 가격을 올리거나, 일부러 수량을 제한하는 식의 얄팍한 마케팅은 절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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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맛과 정성으로 승부한 덕에 그의 노점은 밀려드는 단골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1인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분으로, 샤오루는 매일 밤 11시 30분까지 거의 쉬지 않고 200인분이 넘는 볶음밥을 만들어낸다.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입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정확히 계산해 보지는 않았지만 약 5만 위안(한화 약 1,106만 원) 정도 번 것 같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어 "번 돈은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전부 저축하고 있다"며 "조금 더 돈을 모으면 연기가 잘 빠지는 환풍 시설이 갖춰진 정식 가게를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편법 대신 땀방울의 가치를 믿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품고 살아가는 19세 청년의 단정한 뚝심에 수많은 이들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