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표절 의혹이 법정에서 본격적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제작사 측은 원작과 서사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표절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지난 19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는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 유족이 영화 공동 제작사 온다윅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쇼박스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을 열었다.
제작사 측 변호인은 "유족 측이 유사성을 주장하는 '단종 폐위'와 '엄흥도의 시신 수습' 장면들은 모두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역사적 소재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통 자산으로, 특정 작품의 독창적 표현이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작사 측은 두 작품의 핵심 차이점을 부각했다. "원작 드라마는 엄흥도의 충절과 순절 정신에 집중한 작품이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정서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며 "등장인물들의 관계 설정부터 갈등 구조, 스토리 전개 방식까지 본질적으로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한 후 "소재나 주제 자체는 저작권 보호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제작사 측 논리에 타당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유족 측이 제기한 7가지 창작적 유사성 항목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인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며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2000년대 방송된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를 무단 도용했다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온다웍스 등 제작사들은 그동안 "표절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해왔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누적 관객 수 1686만명을 기록하며 국내 영화 흥행 역사상 2위에 오른 상태다. 1위는 1761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