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젊은 나이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내와 그녀를 끝까지 사랑으로 돌본 남편의 이야기가 전국을 울렸다.
지난 18일 밤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배그 부부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됐다. 두 사람은 여행지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졌고, 아내는 특수교육 교사로 일하며 아이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지난해 아내에게 갑작스런 복통이 찾아왔다. 병원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내는 이미 위암 말기 상태였고, 임신 7개월에 진단을 받아 8개월 만에 아이를 출산해야 했다.
남편은 기적을 믿으며 아내 곁을 지켰다. 아내 앞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였지만, 혼자 있을 때는 눈물을 흘렸다. 아내의 발톱을 깎아주고 뽀뽀를 해주며 "발에서 꽃향기가 난다"고 말하며 그녀를 웃게 만들었다.
아내는 "남편이 원래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항상 나를 1순위로 생각하고 지켜주는 사람"이라며 "남편이 '귀엽다' '사랑해' '결혼해줘서 고마워'라고 말할 때 좋다. 남편이 있으면 덜 아픈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이 없으면 방패막이 깨지는 것"이라며 남편 때문에 버틴다고 고백했다.
남편은 호스피스 대신 연명치료를 선택했다. 아내가 평소 좋아하던 게임을 위해 사람들과 함께하는 '배그 이벤트'도 마련했다. 게임을 한 아내는 "정말 살고 싶다"고 간절히 말했다.
아내의 상태는 위암 보르만 제4형으로 복막 전이까지 진행된 상황이었다. 남편은 "처음엔 고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복막 전체로 암이 돌처럼 딱딱하게 퍼졌다고 한다"며 심각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의사가 "사람들 다 불러라. 오늘이 마지막이다"라고 말했을 때도 남편은 "선생님에게 살려달라고 빌었다"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어린 두 아이는 엄마의 병명도 모른 채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117일간의 투병 끝에 아내 김혜빈 씨는 세상을 떠났다. 방송 말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가 화면에 나타나며, 이들 가족의 사랑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