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불편한 줄'로 여겨졌던 유선 이어폰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선 이어폰 전성시대를 뒤로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앞세운 유선 이어폰이 신분 상승에 성공한 것이다.
애플이 2016년 아이폰7에서 헤드폰 잭을 제거한 이후 유선 이어폰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에어팟으로 대표되는 무선 이어폰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그러나 젊은층이 유선 이어폰의 부활을 이끌었다. 아날로그 감성 소비 트렌드 확산과 함께 단순한 음향기기를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SNS에서는 유선 이어폰을 활용한 자기표현 게시물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이어폰을 꾸미는 '이꾸' 콘텐츠도 주목받고 있다. 이색적인 줄감개를 판매하는 사이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블랙핑크 제니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착용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판매량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편의성과 가성비도 유선 이어폰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판매 데이터도 이런 인기를 뒷받침한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11번가에서 거래된 이어폰 거래액은 직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이어폰과 함께 사용하는 MP3 거래액은 같은 기간 63% 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2% 급증한 규모를 기록했다.
패션 브랜드들도 이런 유행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노매뉴얼은 2026S/S 상품으로 줄 이어폰을 출시했는데, 출시 직후 무신사·29CM·크림 등에서 호응을 얻으며 품절 사태를 빚었다. 현재는 추가 예약 주문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