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1분기 실적은 순이익만 놓고 보면 감익이다. 다만 세부 항목을 보면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 압박을 자산관리 중심의 비이자이익과 여신 성장, 낮아진 충당금 부담으로 흡수한 분기에 가깝다.
15일 SC제일은행은 2026년 1분기 연결당기순이익이 104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1119억원보다 70억원, 6.3% 줄었다. 영업이익은 136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66억원보다 3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0.2%다. 순이익은 줄었지만 본업 손익은 사실상 전년 수준을 지켰다.
실적을 누른 요인은 순이자마진이다. 1분기 이자이익은 2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3073억원보다 158억원, 5.1% 감소했다. 고객여신은 늘었지만 순이자마진이 0.23%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더 컸다. 총 여신은 3월 말 기준 43조7363억원으로 전년 3월 말보다 9579억원, 2.2%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5737억원, 1.3% 늘었다. 자산은 커졌지만 마진 축소가 이자이익을 눌렀다.
감익 폭을 줄인 쪽은 비이자이익이었다. SC제일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101억원으로 전년 동기 880억원보다 221억원, 25.1% 증가했다. 고액 자산가 고객 증가에 따른 자산관리 부문 실적 호조가 반영됐다. 은행 실적에서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감안하면, 이번 분기 SC제일은행은 순이자마진 하락을 WM 수익으로 상당 부분 방어한 셈이다.
비용 부담은 있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2260억원보다 95억원, 4.2% 늘었다. 임금 상승과 물가 상승에 따른 운영비용 증가가 반영됐다. 다만 2025년 말 진행된 특별퇴직 효과로 임금 상승분 대부분이 상쇄됐다. 총 기대신용손실 및 기타 충당금은 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327억원보다 약 28억원, 8.7% 줄었다.
자산 건전성도 흔들리지 않았다. 3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6%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여신이 늘어난 가운데 부실 지표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은 1분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외형 성장과 건전성 관리가 동시에 이뤄지지 않으면 NIM 하락 국면에서 손익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자본 비율도 감독 기준을 웃돌았다. 3월 말 BIS 총자본비율은 17.23%, 보통주자본비율은 14.86%를 기록했다. 손실 흡수력 측면에서 여유를 유지한 것이다. 순이익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충당금 부담이 낮아진 배경에는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가 깔려 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운영하는 유일한 외국계 시중은행이다.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산관리와 기업금융을 함께 운영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압구정 프라이빗뱅킹센터를 열고 부유층 고객 대상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