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5일(금)

지구 750바퀴 탄소 뿜으며 칸 입성... 슈퍼 리치들의 '비행'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칸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유명 인사들의 무분별한 전용기 이용을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기간 운항한 전용기 대수는 700대를 넘어섰고, 소모된 연료량은 약 200만ℓ에 달한다. 승용차가 지구를 약 750바퀴 회전할 때 뿜어내는 탄소량과 맞먹는 수치다.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식량난과 재난 구호 활동의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월 한 달간 전 세계에서 1만3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대란 속에서도 부유층의 전용기 이용은 멈추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 뉴스1


이에 전직 조종사들과 백만장자 단체는 기차나 일반 항공편 이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직 전용기 조종사 케이티 톰슨은 "기후 위기와 연료난 속에서 전용기를 고집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식량 생산과 구호 활동에 필요한 연료를 사치에 낭비할 여유가 없다"고 일갈했다.


유럽연합(EU)의 느슨한 조세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EU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는 전용기의 3분의 2와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탄소세를 면제해 준다.


일반 시민에게만 비용 부담이 전가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의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 / 뉴스1


영국 진보 단체 '애국 백만장자 협회'(Patriotic Millionaires UK)의 줄리아 데이비스는 "전용기는 극소수 부유층만 누리는 사치재인데도 연료세와 탄소세를 피하고 있다"며 "필수 의료·공공 서비스용 연료 확보를 위해서라도 전용기 운항 제한과 과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제 측의 친환경 행보가 기만적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칸 영화제는 소고기를 식단에서 제외하고 플라스틱 병 대신 음수대를 설치하는 등 탄소 감축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전용기와 헬리콥터 운항은 지속됐다. 겉으로만 환경을 외치는 '보여주기식 친환경'이라는 냉소적인 평가가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