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의 한 단독주택에서 야간 시간대 일가족 3명이 대형견에 물려 다치는 참변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와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4일 오후 10시 20분경 발생했다. "대형견에 사람이 물렸다"는 다급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현장에서 상처를 입은 일가족을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이 사고로 70대 남성 A씨가 목 부위를 깊게 물려 중상을 입었으며 현재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사라진 A씨를 찾아 이웃집 마당으로 뒤늦게 들어간 40대 딸과 10대 손녀 역시 개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팔 등을 물려 부상을 당했다. 딸과 손녀는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했으나 갑작스러운 사고에 정신적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치매를 앓고 있던 A씨가 밤사이 집을 나서 이웃집 마당으로 발을 들이면서 시작됐다.
어두운 밤 낯선 이의 침입에 경계심이 극에 달한 대형견이 A씨를 공격한 것이다. 뒤늦게 이를 발견한 가족들이 A씨를 구하려 현장에 뛰어들었다가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개는 마당 내에 묶여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를 비롯한 각종 포털 사이트에는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네티즌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치매 어르신이라 길을 잘못 드신 것 같은데 너무 비극적이다", "가족들이 구하러 갔을 때 얼마나 공포스러웠을지 상상이 안 간다", "묶여 있는 개였으니 주인 탓을 하기도 애매하고 상황이 너무 참혹하다"며 탄식을 내뱉었다.
일각에서는 야간 시간대 치매 노인의 배회 문제와 대형견 관리의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은 밤낮으로 긴장을 놓을 수 없는데 이런 사고까지 터지니 가슴이 미어진다"며 여운 섞인 댓글을 남겼다. 이웃집 마당이라는 사유지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견주와 피해 가족 간의 책임 소재를 두고도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특히 사고견의 품종과 평소 관리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평범한 이웃집 마당이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며, 치매 노인 보호 체계와 반려동물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사회적 숙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