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5일(금)

"대포 카메라 비켜"... 한양대 에리카, 축제 공연장에 '홈마존' 설치

대학 축제 시즌을 맞아 한양대학교 에리카(ERICA) 캠퍼스가 도입한 이색적인 공연장 운영 방식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5일 여러 온라인 게시판에는 '축제에 홈마존 만들어 둔 대학교'라는 제목과 함께 공연장 배치도 이미지가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한양대 에리카


해당 배치도에는 무대 앞 전용 구역인 'ERICA ZONE' 외에도, 이른바 '대포 카메라'로 불리는 고성능 장비를 지닌 팬들을 위한 전용 공간인 '홈마존'이 별도로 표기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공개된 안내문에 따르면 '홈마존'은 축제 공연을 촬영하러 온 외부 팬들을 위해 마련된 특정 구역이다.


대학 측은 "홈마존에서만 대포 카메라 촬영이 가능하다"고 명시하며, 일반 관람객 구역이나 학생 전용 구역에서의 무분별한 촬영 장비 사용을 제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매년 대학 축제 때마다 반복되는 '시야 방해' 문제와 외부인 유입으로 인한 재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찬성 측은 "홈마들이 무대 앞에서 사다리를 놓고 시야를 가리는 것보다 훨씬 합리적인 대안이다", "질서 유지 차원에서 영리한 기획이다", "학교 측이 현실을 잘 파악한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열리는 축제에 외부 홈마들을 위한 공식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맞느냐", "수익형 행사도 아닌데 상업적 촬영을 부추기는 꼴이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양대학교 에리카 페이스북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재학생 보호를 위한 엄격한 구분이 돋보였다. 안내문에는 'ERICA ZONE'은 에리카 캠퍼스 소속 학생 및 교직원만 입장이 가능하며, 심지어 한양대학교 서울 캠퍼스 재학생조차 입장이 불가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축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외부 팬덤과의 공존을 모색하려는 대학 측의 치열한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매년 5월이면 전국의 대학들이 라인업 경쟁과 외부인 출입 금지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한양대 에리카의 '홈마존' 도입은 대학 축제 문화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적인 배척 대신 '지정 구역제'를 선택한 이번 실험이 실제 현장에서 질서 유지와 학생 만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