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5일(금)

대우건설, 체코에 소방차부터 쐈다... 잭팟 노리는 'K-원전'의 치밀한 현지화 전략

대우건설이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을 앞두고 현지 정부·산업계는 물론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원전 건설이 장기간 진행되는 초대형 인프라 사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사업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현지 신뢰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대표이사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오스트리아와 체코를 방문해 원전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체코 원전 예정지 인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상생 활동을 진행했다고 15일 밝혔다. 


소방차 기증식에 참석한 대한민국 대표단과 체코 현지 인사 및 의용소방대원들의 단체 기념사진 / 대우건설


이번 일정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이 본격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체코에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 건설·에너지 업계에서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한국 원전 산업의 유럽 진출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 등은 시공과 기자재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1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국제원자력기구, IAEA 핵심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 원전 시장 동향과 소형모듈원전, SMR 개발 현황, 신규 원전 도입국들의 관심사, 한국 원전 산업의 해외 진출 전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기증식에 참석한 대우건설 김보현 대표이사(오른쪽), 홍영기 주체코 대한민국대사(가운데), 루카쉬 블첵 (Lukáš Vlček) 체코 하원의원(전 산업부 장관, 왼쪽)이 지역사회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대우건설


원전 시장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공급망 안정성 이슈와 맞물려 다시 확대되는 가운데, 대우건설이 기존 시공 역량을 넘어 국제 원전 네트워크를 넓히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체코 현지 지역사회와의 협력이다. 


김 대표는 13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예정지 인근 지자체인 나메슈티 나드 오슬라보우를 방문해 소방차 기증식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얀 코타츠카 나메슈티 나드 오슬라보우 시장과 의용소방대원, 홍영기 주체코한국대사, 한국수력원자력,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


이번 소방차 기증은 대우건설 합동시공단이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소방 인프라 개선 필요성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다.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조감도 / 한국수력원자력


회사 측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해 9월 기증 추진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우 건설의이번 행보는 '현지화 전략'으로 읽힌다. 원전은 착공부터 상업운전까지 장기간에 걸쳐 환경, 안전, 교통, 고용, 지역경제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지 주민과 지자체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일정 관리와 현장 운영,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체코 역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원전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체코 정부와 전력업계는 기존 두코바니 원전의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병행하고 있으며, 두코바니 신규 2기는 2030년대 후반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김보현 대표이사는 "이번 소방차 기증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주민 안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은 물론, 지역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 사옥 전경 / 대우건설


대우건설 관계자도 "이번 방문을 계기로 현지 정부·산업계·지역사회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했다"며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이번 체코 행보를 해외 원전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원전 사업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제도 이해, 지역사회 관계, 장기 운영 환경에 대한 대응 역량이 함께 요구된다. 


대우건설이 체코 사업을 통해 원전 시공 경험과 현지 협력 모델을 동시에 축적할 경우, 향후 유럽과 신흥 원전 시장에서 추가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