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5일(금)

"주말마다 밥 사고 술 샀다"... 결혼 앞둔 예비 신부의 현실적인 '청모' 고충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처럼 여겨지는 '청첩장 모임' 문화에 대한 예비 신부의 솔직한 고백이 온라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청모(청첩장 모임) 반대 운동 커뮤니티원 모집'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한 달 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A씨가 작성한 이 글은 현재 결혼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 제기로 주목받고 있다.


A씨는 "청모와 다이어트, 회사 생활을 병행하다 정신이 붕괴하기 직전"이라며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는 "돈 쓰기 싫어서 이러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도대체 누가 예식 몇 달 전부터 사람 100명 가까이를 일일이 만나 밥 사고 술 사는 문화를 만든 건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특히 A씨는 청첩장 모임의 현실적 부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청모'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예비 부부에게 체력·시간·금전적 부담을 모두 안기는 행사"라며 "요즘은 식대가 10만원인 시대인데 '받은 만큼 더 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생겼다"고 지적했다.


A씨는 자신의 일상을 예로 들며 청모 문화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평일엔 회사 다니고 주말엔 청모를 돌고, 다음 날 부기 빼려고 샐러드 먹으며 운동하다가 또 다른 청모에 나간다"며 "돈도 갈리고 체력도 갈리고 직장인 주말은 사라진다. 진짜 이게 정상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결혼식 문화 전반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A씨는 "결혼식도 1시간 만에 끝나는 상징적 소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차라리 결혼식 하루에 다 같이 만나 진짜 축하하고 애프터파티를 크게 하는 문화가 더 합리적이지 않겠느냐"고 대안을 제안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글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모 안 해도 올 사람은 온다" "사회적 압박처럼 굳어진 문화 자체가 문제"라며 A씨의 주장에 동조했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다른 누리꾼들은 "청모 안 하면 된다. 대신 하객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굳이 한두 명이라도 더 오게 하려고 만드는 자리가 청모 아니냐?" "100명 가까이 만나야 할 정도면 본인 욕심도 있는 것 아니냐?"라며 반박했다.


청첩장 모임은 예비 부부가 결혼식 전 지인들을 직접 만나 청첩장을 건네며 식사를 대접하는 한국의 독특한 결혼 문화다. 과거에는 종이 청첩장을 직접 전달하는 것이 예의로 간주됐고,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라는 의미도 컸다.


최근에는 모바일 청첩장이 일반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만나야 진정성을 보인다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다. 여기에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상호부조 문화가 결합되면서 청첩장 모임은 사실상 필수 관례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