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4일(목)

커서만 흔들면 AI 척척... '제미나이' 탑재 구글북 등장, 맥북 긴장해야 하나

구글이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새로운 노트북 '구글북(Googlebook)'을 공식 출시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Android Show: I/O Edition'에서 발표된 이 제품은 크롬북 출시 15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노트북이다.


구글은 구글북을 "처음부터 제미나이(Gemini) AI를 위해 설계된 최초의 노트북"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발표는 애플이 지난 3월 보급형 맥북 네오(MacBook Neo)를 99만 원부터 출시한 직후 나온 것으로, 노트북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구글


블룸버그는 이를 "애플의 맥북 네오 출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PC 부진 속에서 나온 구글의 응수"라고 분석했다. 구글은 에이서, 에이수스, 델, HP, 레노버 등 주요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구글북을 선보일 예정이며, 첫 제품은 올가을 출시된다.


구글은 기존 크롬북에 대한 지원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출시된 크롬북은 기존 지원 약정에 따라 계속 업데이트를 받게 되며, 다수의 크롬북이 새로운 구글북 경험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운영체제 측면에서 구글북은 기존 크롬북과 차별화된다. 크롬OS 기반이었던 크롬북과 달리, 구글북은 안드로이드와 크롬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AI 중심 운영체제를 탑재한다. 내부적으로 'Project Aluminium'으로 불려온 이 시스템이 구글북의 핵심 기술이다.


구글북의 가장 혁신적인 기능은 '매직 포인터(Magic Pointer)'다. 사용자가 마우스 커서를 화면에서 흔들기만 하면 제미나이가 화면 내용을 분석해 상황에 맞는 작업을 즉시 제안한다.


구글


이메일에 포함된 날짜를 커서로 가리키면 자동으로 미팅 일정 등록을 제안하고, 거실 사진과 새 소파 사진을 동시에 선택하면 합성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생성해준다. 복잡한 명령어 입력 없이도 직관적인 커서 조작만으로 다양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시니어 디렉터 알렉산더 쿠셔는 "커서를 움직이면 AI가 화면에서 무엇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맥락에 맞는 행동을 제안한다"며 "AI가 내장되어 있지만 거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위젯 만들기(Create Your Widget)'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사용자가 텍스트로 원하는 내용을 입력하면 제미나이가 맞춤형 위젯을 즉시 생성한다.


베를린 가족 여행을 계획한다면 항공편, 호텔, 레스토랑 예약, 카운트다운을 하나의 통합 위젯으로 정리해준다. 구글은 이 기능을 내부적으로 "바이브 코딩 위젯"이라고 명명했다.


구글 블로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의 연동성도 강화됐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앱을 구글북의 큰 화면에서 바로 이어서 사용할 수 있고, 폰에 저장된 파일도 구글북 파일 브라우저에서 직접 열람하거나 문서에 삽입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의 '연속성(Continuity)' 기능과 유사한 개념이다.


외관 디자인에서도 구글북만의 특징이 드러난다. 키보드에는 구글 브랜드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발광 띠 '글로우바(Glowbar)'가 적용된다. 구글은 "기능적이면서 아름답다"고 표현했지만, 글로우바의 구체적인 기능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구글북의 가격, CPU, RAM, 화면 사양, 배터리 수명 등 세부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연산이 기기 내에서 처리되는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는지에 대한 정보도 아직 없다. 가을 출시까지 수개월이 남아있어 추가 정보 공개가 기대된다.


구글


구글이 이번 발표를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를 단순한 부가 기능으로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체제 자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맥북 네오가 가성비를 무기로 크롬북 시장을 위협하자, 구글은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