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3일(수)

전통시장 살리기 위해 시급한 '온라인 판매 역량'... 쿠팡이 발 벗고 나섰다

전통시장 경쟁력의 무게중심이 시설 현대화에서 디지털 판매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와 배달앱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시장도 더 이상 오프라인 유동인구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가 대학생의 현장 참여를 결합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시장 상권의 온라인 활성화에 나선다.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는 지난 11일 서울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본관에서 경희대학교와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청량리전통시장 상권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커머스 챌린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전통시장 매장을 플랫폼에 입점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매장별 온라인 판매 전략과 광고 운영, 메뉴 구성, 고객 유입 개선까지 지원하는 실전형 협력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쿠팡


공개 모집과 심사를 거쳐 선발된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학생들이 20대 소비층의 시각에서 매장별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도 참여한다.


그동안 전통시장 지원 정책은 주로 시설 현대화, 주차장 확충, 환경 정비 등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 흐름은 빠르게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조5974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7조3881억 원으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76.9%를 차지했다.


전통시장과 밀접한 품목의 온라인 소비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농축수산물 거래액은 32.7%, 음·식료품은 12.2%, 음식서비스는 9.7% 증가했다. 먹거리와 식재료 소비가 모바일 채널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정우윤 쿠팡이츠서비스 대외정책실 실장(오른쪽)과 유완희 청량리종합시장 상인회장이 5일 청량리에서 열린 쿠팡·쿠팡이츠서비스 X 전통시장 상생협력을 기념하고 있다 / 쿠팡


반면 상당수 전통시장 매장은 상품 사진, 메뉴 구성, 가격 전략, 리뷰 관리, 광고 집행 등 온라인 운영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소비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겪고 있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앞서 청량리종합시장 상점 100여 곳과 '우리동네 전통시장' 기획전을 진행하며 온라인 판로 확대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지난 3월 한 달간 열린 기획전에는 통닭 골목, 족발·보쌈 골목, 순대국·해장국 골목 등 대표 먹거리 매장뿐 아니라 반찬류, 과일·채소, 제철 수산물 등 장보기 매장도 참여했다.


그 결과 참여 매장의 쿠팡이츠 매출은 2월 대비 약 54% 증가했다.


경희대학교 / 인사이트


이번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이러한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운영 역량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더라도 소비자가 실제로 주문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상품 노출 방식, 메뉴 경쟁력, 가격 설계, 광고 효율, 리뷰 대응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의 핵심이 '입점'이 아니라 '운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과 쿠팡이츠서비스 입장에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상생을 넘어 사업적 의미를 갖는다. 전통시장은 지역별 대표 먹거리와 신선식품, 즉시 소비형 상품이 모여 있는 생활 밀착형 상권이다. 


쿠팡이츠가 전통시장 매장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면 배달앱 내 로컬 먹거리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장보기·음식서비스 수요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다. 


특히 청량리 일대처럼 유동인구와 생활 소비가 결합된 상권은 플랫폼 입장에서도 지역 기반 주문 생태계를 넓힐 수 있는 실험장이 된다.


이런 점에서 대학생 참여는 프로젝트의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학생들은 젊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모바일 이용 방식, 메뉴 선택 기준을 반영해 매장별 온라인 판매 전략을 제안할 수 있다. 


청량리시장 ‘고향족발’ 사장님 / 쿠팡


상인 입장에서는 기존 경험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객층의 반응을 실험하고, 학생들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플랫폼 입점 지원을 넘어, 전통시장 상인의 실제 온라인 운영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시설 현대화 중심이던 기존 지원 방식에서 나아가 광고 운영, 고객 유입, 메뉴 전략 등 디지털 커머스 실무를 현장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향후 전통시장 지원 모델의 새로운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