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노계는 완만한 경사가 아니라 수직 절벽에 가깝다.
지난 12일 방송된 채널A '몸신의 탄생'에서는 평생에 걸쳐 두 번 찾아오는 급격한 노화의 변곡점 '노화 스파이크'를 집중 조명했다.
권용환 내과 전문의는 "노화는 완만한 직선을 그리며 진행되는 게 아니라, 특정 시기에 강속구처럼 몸을 때린다"며 44세와 60세를 전후해 신체 지표가 급격히 꺾이는 현상을 설명했다. 김정진 한의사는 "학자들은 이 시기를 '일생의 대전환'이라 부른다"며 "노화 스파이크를 피하려면 노화를 완만하게 맞는 법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이 25~75세 성인 123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단백질, 혈관 대사 물질, 염증 사이토카인, 장내 미생물 등 10가지 생물학적 지표를 수년간 추적한 결과에서도 이와 동일한 패턴이 확인됐다.
44세 무렵의 첫 번째 스파이크는 심혈관과 대사 영역에 집중됐다. 중성지방이 복부에 쌓여 뱃살이 나오고 혈관 노화로 인한 손발 저림 등 대사 질환 징후가 나타났다.
알코올 분해 능력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급락했다. 김 한의사는 "예전만큼 술을 못 마시겠다, 숙취가 길어졌다는 호소가 시작되는 시점이 대체로 40대 중반"이라고 분석했다.
60세 전후에 닥치는 두 번째 스파이크는 '면역력 붕괴'가 핵심이다. 면역 물질과 염증 조절 능력이 저하되는 동시에 세포의 항산화 능력은 약해지고 산화 스트레스 지표는 급증했다.
60대에서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은 배경도 이러한 면역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변지현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노화 수준의 척도로 손톱 성장 속도를 언급했다.
실제 미국의 윌리엄 베넷 빈 박사가 35년간 자신의 엄지손톱을 측정한 결과, 30대에 하루 0.123㎜이던 성장 속도가 60대에는 0.095㎜로 줄어들었다. 정상민 약사는 "우리 몸의 세포 재생은 특정 구간에서 꺾이는 계단식 변화를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