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자격도 없이 아들을 잃은 유족의 비극을 이용해 거액을 챙긴 7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1일 인천지법 형사6단독 유승원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4)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284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약 1년여간 'B형사사법연구소'를 운영하며 변호사 면허 없이 법률 사무를 처리해준다는 명목으로 피해자 C씨로부터 284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당시 C씨는 아들이 폭행 사건으로 사망했으나 수사기관이 이를 단독 범행으로 결론짓자 "집단 폭행에 의한 사망인데 수사가 잘못됐다"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유족의 간절함을 파고든 A씨는 "사건을 재조사해 실제 가해자를 밝히고 수사기관 조사의 문제점을 파악해 관련자 고발을 검토하겠다"며 사건 해결을 호언장담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비 조달을 명목으로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건네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2016년에도 동일한 범죄로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상습범이었다.
법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했다는 황당한 논리를 펼쳤다. 그는 "판사를 비롯한 고위 공직자가 청탁을 받아 살인범들을 풀어줬다"며 "내 행동은 이 같은 범죄를 밝혀내고 피해자를 도운 정의로운 행위로 형법 제20조상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피고인의 범행은 정당행위의 요건인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등을 갖추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자에게 법률 사무를 맡겼을 때 어떤 폐해가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이익이 상당하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