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플릭 감독이 부친상의 슬픔을 딛고 엘 클라시코 승리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라리가 2연패를 이끌었다.
지난 11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포티파이 캄 노우에서 열린 라리가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숙적 레알 마드리드를 2-0으로 완파했다.
전반 9분 마커스 래시포드가 페널티 박스 외곽 오른쪽에서 찬 프리킥이 수비벽을 넘어 왼쪽 상단 구석에 꽂히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전반 18분 다니 올모의 절묘한 백힐 패스를 받은 페란 토레스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추가골을 뽑아내 승기를 굳혔다.
이번 승리로 30승 1무 4패(승점 91)를 기록한 바르셀로나는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7)를 승점 14점 차로 따돌렸다.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통산 29번째이자 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엘 클라시코' 무대에서 우승팀이 결정된 사례는 역대 두 번째이며, 바르셀로나는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레알 마드리드(36회)와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16골 11도움을 올린 라민 야말은 리오넬 메시의 후계자다운 활약으로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우승의 기쁨 뒤에는 한지 플릭 감독의 가슴 아픈 사투가 숨어 있었다. 플릭 감독은 경기 당일 아침 부친상 비보를 접하고도 끝까지 벤치를 지키며 팀을 지휘했다.
경기 후 눈시울이 붉어진 채 하늘을 응시한 플릭 감독은 검정 완장을 차고 뛴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다. 그는 "오늘 아침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씀하셨다.
이 사실을 숨겨야 할지 선수단에 얘기할지 고민했지만, 제게 가족 같은 존재인 선수들에게 알렸다. 선수들이 해낸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고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내분과 부상 악재 속에 라이벌의 우승을 지켜보는 굴욕을 맛봤다.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최근 훈련장에서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해 결장했고,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추아메니가 선발로 나섰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으며,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2시즌 연속 무관에 그쳤다.
현지에서는 통제가 불가능한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조세 모리뉴 전 감독의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