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11~12일 사후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노조 지도부의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에는 "이쯤에서 노조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 합의해달라"는 삼성전자 반도체 소속 직원들의 글이 연일 게시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과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 우려가 주요 내용이다.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조합원들은 반도체 중심의 초기업노조에 '1%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했으나, 초기업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DX뿐만 아니라 디바이스솔루션(DS)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 직원은 "승호 형(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도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너무 고집 부리지 말고 어지간히 챙겨받고 나와"라며 "지금 하도 사방에서 뭐라 해서 제정신 아닐 것 같은데, 이런 때 전삼노가 좀 나서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작성했다.
다른 직원도 '이쯤에서 전삼노가 해결해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파업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다. 막상 파업 강행하려니 쫄리기도 하다"며 "예산 손실이 30조원 가까이 된다는데 너무 일 크게 벌어지는 거 아닌지"라고 우려를 표했다.
해당 직원은 "조정이 결렬되면 승호형 또 어떤 돌발행동 할지 모른다"며 "전삼노가 교섭대표로서 적정선에서 서로 윈윈하는 선에서 잘 마무리하는 것도 방법일 듯"이라고 덧붙였다.
재계는 강경 투쟁의 핵심 동력이었던 DS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합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이 코스피 불장에 개인연금, 퇴직연금 DC로 못 돌려서 돈도 못 벌었다"며 자본시장 호황 국면에서 파업으로 인한 주가 하락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현했다.
또 다른 직원은 "승호 동생, 형은 믿는다. 전삼노 너네도 승호 동생 열심히 서포트해라"며 "승호 요새 컨디션 안 좋아서 걱정인데 교섭 박차고 나오면 전삼노 너네라도 합의하고 와라"고 요청했다.
직원들의 이러한 반응은 최승호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에 대한 누적된 피로감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초기업노조는 최근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전삼노가 제안한 '공통재원' 안건을 일방적으로 배제했고, 이로 인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 조합원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블라인드에서는 "DX 입장에선 지금 교섭 결렬돼서 사후조정까지 간 마당에 초기업이 계속 교섭대표를 해야 될 명분이 있나", "교섭권 다시 넘기고 전삼노가 교섭해주면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초기업 욕심에 질렸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전삼노와 동행노조는 공통재원을 확보해 성과급을 일부라도 나누자고 제안했다.
동행노조는 전사공통재원(영업이익 기준 최소 1% 이상)의 활용으로 DS-DX간 성과급 구조를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사후조정의 노측 대표인 최 위원장은 전사 공통재원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사후조정이 사실상 파업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