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증권이 CJ ENM 실적을 SK하이닉스 성과급과 비교한 부적절한 제목을 사용했다가 수정했다.
지난 8일 DB증권은 CJ ENM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며 'SK하이닉스 직원 1명의 성과급이 더 많겠다'는 제목을 달았다.
CJ ENM의 1분기 영업이익 15억 원이 SK하이닉스 직원들에게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 최대 18억 원보다 적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후 금융투자업계의 지적이 제기되자 DB증권은 제목을 '낮아진 기대보다 더 낮은 실적'으로 변경했다. 투자 판단의 핵심 자료인 증권사 보고서가 기업 실적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결과다.
문제는 제목 변경에 그치지 않는다. DB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CJ ENM의 1분기 실적을 어닝 쇼크로 규정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매수'를 그대로 유지했다.
목표 주가는 기존 8만 3000원에서 6만 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7일 종가 5만 1300원 대비 34.5%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목표 주가 산정 과정에서도 논란 요소가 드러났다. DB증권은 CJ ENM의 미디어·영화 사업에 20배, 음악 사업에 19배의 배수를 적용했지만 실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러한 수치를 사용한 근거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수' 편향 관행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한다.
DB증권이 최근 1년간 발행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수 의견 비중이 92.19%에 달했으며, 매도 의견은 0%였다.
기업 가치를 폄하하는 자극적 표현을 사용하면서도 동시에 매수를 권하는 모순적 행태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할 증권사가 선정적 제목으로 관심을 끌면서도 일관성 없는 투자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