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지난 8일 한미약품은 2030 중장기 비전 달성을 목표로 전면적인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은 지난 1일 기존 본부 중심 체제에서 4개 부문 통합 체제로 전환했다.
혁신성장, 지속성장, 미래성장, 성장지원 등 4개 핵심 부문으로 재구성하며 업무 관련성을 바탕으로 한 부문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혁신성장부문의 신설이다. 이 부문은 한미약품의 핵심 사업인 비만 치료제의 국내외 성공적 진출을 총괄하게 된다.
신제품개발센터, 마케팅센터, 평택제조센터, 의약혁신센터, 해외영업팀을 하나로 통합해 배치했다.
기존 R&D센터는 미래성장부문으로 재편됐다. 이 부문 산하에는 비만대사센터, 항암센터, 융합센터를 두어 혁신적인 초기 파이프라인 발굴에 집중하도록 했다. 국내영업본부는 지속성장부문으로 승격시켰다.
한미약품은 포트폴리오 위원회도 새롭게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대규모 임상 투자에 대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임상센터를 이 위원회 산하로 재편해 신규 프로젝트와 품목조정 등 회사 전체 포트폴리오의 최종 결정권을 부여했다.
황 대표는 조직개편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중국 고전 손자병법의 상산의 뱀 이야기를 인용했다.
그는 "손자병법 구지편에 나오는 솔연은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응수하며,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동시에 덤벼드는 뱀이다"라며 "머리부터 꼬리까지 세포 하나하나가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상호보완과 신속성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솔연 이야기는 우리가 지향하는 조직의 모습과 같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단순히 부서 이름을 바꾸는 의자 놀이가 아니라 어떤 위기나 변화에도 상산의 뱀처럼 즉각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 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상산의 뱀처럼 기민하게, 그리고 서로를 지탱하며 함께 나아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황 대표는 공정한 인사정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냉정하게 말해, 조직 개편을 수십 번 단행한다 한들 공정한 인사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며 "제아무리 훌륭한 시스템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톱니바퀴는 어긋나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과 성과가 왜곡 없이 평가받고, 묵묵히 헌신하는 분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상식이 통하는 인사를 최우선 가치로 둠으로써 여러분들이 자긍심을 느끼실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황 대표는 "상위자의 인사권은 존중하지만, 과도하게 편향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를 할 것이다"며 "업무 능력이나 성과 이외의 이유로 인사적 불이익을 받는 일은 적어도 제가 CEO로 있는 동안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한 평가 제도를 수립하여 여러분께서 업무에만 매진하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직급보다 직책 중심 운영을 더욱 지향하겠다"며 "앞으로 어떤 조직은 필요에 따라 비임원인 분이 팀장을 수행할 수도 있고, 어떤 조직은 임원인 분이 팀원인 경우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떠한 파격도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대표는 한미약품 창사 이래 첫 외부 출신 CEO로 지난 3월 31일 취임했다. 그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현장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CIO,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등을 거치며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