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 곳의 영업이익이 일본 상장사 상위 100곳의 합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AI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과 일본 제조업의 격차가 숫자로 부각된 것이다.
지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3445억달러, 약 494조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다.
도요타자동차와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일본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도요타의 2025회계연도 영업이익은 약 4조7000억엔, 원화로 약 43조원이다. 골드만삭스 전망대로라면 2028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도요타 연간 영업이익의 10배를 웃돈다.
일본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 주목받은 대목은 "삼성전자 1개사의 영업이익이 일본 상장사 영업이익 상위 100개사의 합계를 넘어선다"는 비교였다. 현지에서 공유된 그래프에는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 전망치 53조엔과 일본 상장사 영업이익 상위 100개사 합계 42조3000억엔이 함께 담겼다.
일본 누리꾼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상에서는 "기사 오타인 줄 알았다", "거짓말이라고 해달라", "왜 일본에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오지 않는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과거 세계 전자산업을 주도했던 일본 기업들이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왔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이미 기존 메모리 사이클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냈다.
실적을 끌어올린 축은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기업용 SSD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고부가 메모리 비중이 커졌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 변동에 따라 이익이 크게 흔들리는 업종으로 분류됐지만,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화되면서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여전히 강점을 갖고 있다. 다만 AI 시대 핵심 수익처로 떠오른 첨단 메모리와 대규모 양산 경쟁에서는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 일본 기업들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의 한 축을 지키는 사이, 삼성전자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증설 수요를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지점이다. 비교 대상이 도요타 한 곳이 아니라 일본 상장사 영업이익 상위 100곳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현지에 확산된 그래프에는 '삼성전자 53조엔, 일본 상위 100개사 42.3조엔'이라는 숫자가 나란히 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