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업무상 거래처 접대를 이유로 유흥업소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한 한 아내의 절망적인 심경이 온라인상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 오늘 회식?으로 단란주점 같은 룸살롱 간대'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거래처의 노골적인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유흥업소를 가야 한다는 남편의 통보를 받고 걷잡을 수 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현재 진행 중인 큰 계약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솔직하게 고백했지만 A씨의 마음은 이미 처참하게 무너진 상태다.
A씨는 남편의 통보를 받은 뒤 식욕이 사라지고 업무를 포함한 일상의 모든 의욕을 상실했다며 기분이 무척 나쁘다고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은 채 남편과 싸우지 않고 출근 잘 하고 오라며 배웅했다는 사실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본인이 너무 소중하기에 이런 감정적 소모를 겪느니 차라리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직 품 안의 자식들이 너무나 어린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몰려오는 괴로움을 억누르기 위해 약까지 복용하며 억지로 화를 삭이고 있다는 대목에서 그녀의 깊은 상처가 드러난다.
결혼 전에는 남편이 이런 업종에 종사하지 않았기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는 점이 비극을 심화시켰다.
아이들을 낳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업무 환경이 변했고 남편은 일에 대한 욕심이 워낙 커서 접대 문화를 거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결혼 전에 몰랐어도 결국 내가 내 팔자를 꼰 것이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내뱉었다. 거래처를 핑계로 유흥업소 출입을 정당화하는 남편의 태도와 이를 감내해야만 하는 아내의 심리적 고통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편의 행동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거래처 핑계를 대며 유흥업소를 가는 것 자체가 이미 신뢰를 저버린 행동이다",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서 그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사업 성공을 위해 아내의 마음을 도려내는 게 과연 진정한 가장의 모습이냐"는 등의 분노 섞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아이들 때문에 참는다는 말이 너무 가슴 아프다", "약까지 먹으며 버티지 말고 본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위로의 댓글도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한국의 기형적인 접대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직도 접대를 유흥업소에서 해야 계약이 성사되는 비즈니스 관행이 남아있다는 게 한심하다", "남편도 가장으로서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가는 것일 수도 있어 안타깝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여론은 시대가 변했음에도 유흥업소 접대를 필요악으로 치부하며 아내에게 이해를 강요하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번 사례는 현대 사회에서 일과 가정의 균형 그리고 부부간의 신뢰가 비즈니스라는 명분 아래 얼마나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업의 성공과 경제적 풍요가 가족의 정신적 고통을 담보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을 진정한 성공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작성자 A씨가 겪고 있는 고통은 단순히 개인의 불행을 넘어 여전히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잔존하는 구태의연한 접대 문화가 남긴 흉터와도 같다.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남편의 태도와 아내의 인내를 두고 뜨거운 설전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