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8일(금)

백자부터 왕실 현판까지, 해외 경매서 구한 우리 문화재 조건 없이 '기부'한 재외동포 형제

재외동포 형제 김창원·김강원 씨가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와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국가에 기증하며 유산 환수의 본보기를 보였다.


8일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합동 기증식을 열고 '백자청화이진검묘지'와 '순종예제예필현판'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기증은 동생 김강원 씨의 꾸준한 유산 환수 행보에 감화된 형 김창원 씨가 뜻을 모으면서 형제의 합동 기증으로 이어졌다.


백자청화이진검묘지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형 창원 씨가 기증한 '백자청화이진검묘지'는 1745년 제작된 총 10점의 백자판으로 조선 후기 문신 이진검의 생애와 가계가 기록됐다.


조선 후기 명필로 꼽히는 이광사가 직접 쓴 이 유물은 그의 작품 중 보기 드문 예서체로 쓰여 학술적 가치가 높다. 


창원 씨는 "조선시대 명필인 이광사의 글씨는 개인이 소장하기보다는 국가에 기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동생 강원 씨는 1892년 순종이 어머니 명성황후의 생일을 축하하며 고종과 명성황후의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아 쓴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기증했다.


순종예제예필현판 앞면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 현판은 용과 봉황이 조각된 사변형 틀을 갖춰 왕실 현판의 높은 위계를 보여준다. 강원 씨는 "순종의 글씨로 쓰인 이 현판은 조선 왕실의 유물이기에 경복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기증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에서 고미술 거래업체를 운영 중인 강원 씨는 2022년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국외 소재 문화유산을 환수해 기증해왔다.


형 창원 씨 역시 동생을 통해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인연을 맺으며 이번 합동 기증에 동참하게 됐다. 


국가유산청은 기증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으며 기증된 유물들은 향후 국외문화유산의 연구와 보존 및 활용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백자청화이진검묘지'를 기증한 김창원 씨(왼쪽 세 번째, 형), '순종예제예필현판'을 기증한 김강원 씨(왼쪽 두 번째, 동생) 형제가 허민 국가유산청장(오른쪽), 박정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사장(왼쪽)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