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지금도 진화하고 있을까. 인간의 뇌가 세대를 거듭하며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인류의 신체적 진화가 멈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대를 이어 뇌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분교(UC Davis) 의료센터 연구팀은 권위 있는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을 통해 193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의 뇌 전체 부피와 표면적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1948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시작된 역사적인 '프래밍험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75년간 3대에 걸쳐 축적된 이 데이터는 심혈관 질환 분석을 위해 시작됐으나 결과적으로 인류 뇌의 변화를 추적하는 완벽한 타임라인이 됐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연령 57세인 참가자 3226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진행했으며 이들의 출생 연도는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폭넓게 분포했다.
조사 결과 1930년대생과 1970년대생을 비교했을 때 후세대의 뇌 용량인 두개골 내 부피는 평균 6.6% 커졌다.
수치상으로는 1234mL에서 1321mL로 늘어난 결과다. 뇌 피질의 표면적 역시 1930년대 평균 2056cm²에서 1970년대 2104cm²로 약 15%에 달하는 현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비롯해 뇌의 백질과 회백질 부피 모두 수십 년 사이 세대를 거치며 동반 상승했다.
무엇이 이토록 극적인 뇌의 '용량 확장'을 이끌었을까. 연구의 제1저자인 찰스 디칼리(Charles DeCarli) 교수는 "유전자가 뇌 크기를 결정하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하지만 수십 년간 벌어진 환경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우리가 어느 시대에 태어났는지는 의료 보건과 사회적 자원, 문화적 환경, 교육 여건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개선된 외부 요인들이 뇌 발달을 촉진해 더 크고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물리적 변화는 노년기 치매와 같은 질환을 마주할 때 강력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흥미롭게도 전체 치매 환자 수는 늘고 있지만 1970년대 이후 특정 인구 집단 내에서의 치매 발병률은 10년마다 약 20%씩 감소하는 추세다.
연구팀은 뇌가 커진 현상이 이 기적적인 수치의 핵심 요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뇌 구조가 커졌다는 것은 이른바 '뇌 예비력(Brain Reserve)'이 더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이는 인지 능력에 두툼한 완충 패드를 설치한 것과 같아서 알츠하이머병처럼 노화와 관련된 뇌 질환이 공격해올 때 그 파괴적인 영향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지연시킨다.
세대마다 다른 삶의 궤적이 생활 방식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물리적 신경 중추까지 재설계하며 더 건강한 노후를 위한 토대를 닦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