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 야생동물세계에 거주하는 다섯 살 수컷 기린 '샤오베이'가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혀를 콧구멍 속에 집어넣어 청소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7일 바스티유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확산한 영상 속에서 샤오베이는 길고 유연한 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비강을 정리하는 독특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세상에서 가장 체면 구기는 코 파기 방식'이라며 재미있다는 반응과 함께 해당 장면을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활용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사육사 청셴쿠이는 이러한 행동이 단순히 관람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돌발 행동이 아닌 기린 특유의 일상적인 위생 관리법이라고 설명했다.
비강 내부에 쌓인 먼지나 콧물, 기생충 등을 제거해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려는 본능적 활동이라는 분석이다. 기린의 혀는 평균 45cm에서 53cm에 이르는 길이를 자랑하며 강력한 힘과 정교한 조절 능력을 갖춘 다목적 기관으로 알려졌다.
중국 CCTV의 과학 다큐멘터리 자료에 따르면 기린의 혀는 높은 곳의 나뭇잎을 따 먹는 용도 외에도 콧구멍이나 귓속까지 닿아 청결을 유지하며 상처 부위를 핥아 소독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혀 앞부분이 짙은 청색이나 자색을 띄는 이유는 장시간 뙤약볕 아래에서 먹이 활동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일광 화상을 방지하기 위한 색소 분포다. 기린의 혀는 생존을 위한 채집 도구이자 천연 자외선 차단제이며 동시에 위생 도구인 셈이다.
야생 환경에서 기린은 파리나 진드기 같은 기생충의 공격에 상시 노출되기 때문에 꼬리를 휘둘러 쫓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 긴 혀를 이용해 코와 귀를 닦아내거나 주변 나뭇가지에 몸을 비벼 가려움증을 해소하며 환경에 적응한다. 항저우 야생동물세계 사육 팀은 샤오베이가 유독 빈번하게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에 대해 "동물은 자신이 안전하고 편안하다고 느낄 때만 세밀한 자기 정돈 시간을 갖는다"며 현재 샤오베이의 심리 상태가 매우 안정적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