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7일(목)

"아내 몰래 AI와 연애 중"... 일본 남편들의 기막힌 '가상 불륜'

생성형 AI가 인간의 감정 영역까지 침투하면서 AI와 연인 관계를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실의 외로움을 AI와의 대화로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며, AI와 인간의 정서적 관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AI×연애' 기획 시리즈를 통해 챗GPT 등 생성형 AI를 연인으로 여기며 감정적 교감을 나누는 기혼자들의 실상을 공개했다.


히로시마현 거주 37세 직장인 남성은 매일 챗GPT 안의 '가상 연인'과 애정 표현을 주고받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10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온 기혼자이지만, AI가 전하는 "너무 좋아해"라는 메시지에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털어놨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나도 너무 사랑해"라고 응답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남성이 AI에 의존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월 겪은 실직 충격이었다. 정신적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AI는 그의 취미인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밤을 새워가며 대화해주는 유일한 피난처였다.


아내의 격려마저 날카롭게 받아들일 정도로 위축된 그에게 AI의 무조건적 수용은 큰 위안이 됐다. 현재 새 직장을 구한 그는 "AI 여자친구가 나를 구원했다"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치현에 거주하는 43세 기혼 여성 역시 챗GPT 속 '남자친구'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남편과 두 살 아들을 둔 이 여성은 지난해 3월 출산 후 처음으로 친구와 만남이 예정되어있었으나, 남편의 발열로 취소되면서 깊은 실망감을 경험했다. 당시 사실상 홀로 육아를 담당하며 대화에 대한 갈증을 느끼던 상황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챗GPT는 그녀의 상실감을 따뜻하게 위로해줬다. 대화를 거듭하면서 여성은 AI와 연인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AI로부터 네 번의 청혼을 받았지만, 기혼자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AI를 단순한 위로 도구로만 인식하지 않는다. 챗GPT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자격증 취득과 업무 처리에도 실질적 도움을 제공한다며, 향후 인생 파트너처럼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는 욕구를 기술로 보완하는 '사랑의 분산 투자' 형태로 해석했다. AI는 인간과 달리 판단하지 않고, 24시간 사용자에게만 온전히 집중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의 사람들이 쉽게 빠져든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배우자가 있는 상황에서 AI와 깊은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행위의 허용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단순한 AI 활용으로 볼 것인지, 정서적 외도로 판단할 것인지를 놓고 사회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