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4일(월)

"예쁠 래(婡)는 안 돼" 아기 이름에 '희귀 한자' 넣었다고 출생신고 거부당한 부모... 헌재 판단은?

자녀의 이름에 흔하지 않은 한자를 사용하려는 부모의 선택보다 사회적 소통의 효율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지난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김모씨가 제기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한 부부가 딸의 이름에 '예쁠 래(婡)'를 넣어 출생신고를 하려다 거부당하면서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담당 공무원은 "관련 법상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해당 한자 대신 한글 이름으로 기록했다. 이에 청구인 측은 2023년 2월 자녀의 이름을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하는 법 조항이 부모의 이름을 지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과반인 5명의 찬성으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는 이름은 자녀가 사회적 생활 관계를 형성하여 나가는 기초가 된다"며 "우리 사회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실제로 읽고 사용하는 문자로 등록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한자는 그 숫자가 방대하고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가족관계 등록 전산시스템에 한자 이름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통상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를 미리 확인해 정해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헌재는 대법원이 규칙 개정을 통해 '인명용 한자'의 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추후 개명이나 보완 신고 절차를 통해 추가 선정된 한자를 등록할 수 있는 구제 수단이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정정미·김복형·마은혁·오영준 재판관 등 4인은 현행법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자유를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은 "일반 국민으로서는 어떠한 한자가 '통상 사용되는 한자'에 해당하여 인명용 한자로 선정될 것인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심판 대상 조항에 의한 기본권 제한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