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30일(목)

해외 독점 깨뜨린 한화시스템, 우리 해군 '심장'까지 국산 체계로... 해군 함정 자주국방 첫 걸음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함정 통합기관제어체계(ECS)가 처음으로 실제 해군 함정 운용에 투입됐다. 


한화시스템이 전투체계(CMS)에 이어 기관제어체계까지 국산화 영역이 확대하면서, 한국 해군의 함정 운용 자립도와 후속 군수지원 역량이 한 단계 끌어올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시스템은 30일 경남 창원 진해항에서 해군과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양만춘함(DDH-I) 통합기관제어체계 성능개선 완료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30일 경남 창원 진해항에서 ‘양만춘함(DDH-I)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성능개선 완료 기념식’을 개최했다. 가운데 신유찬 해군본부 군수참모부장, 오른쪽 김영진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단장 / 한화시스템


이번 사업은 해외 장비에 의존해왔던 함정 기관제어 영역을 국내 기술로 대체하고, 향후 함정 자동화·무인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실전 플랫폼에 적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해외 의존 컸던 함정 기관제어 영역, 첫 국산 체계로 전환


양만춘함은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과 함께 한국형 구축함 KDX-I 사업으로 건조된 3200톤급 헬기 탑재 구축함이다. 


한국 해군의 첫 국산 구축함급 전력으로 평가받는 KDX-I급은 1990년대 이후 해군의 대양작전 능력 확대를 상징하는 함정이다.


그러나 함정 내부 핵심 체계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해외 장비에 의존해왔다. 양만춘함 역시 기존에는 해외 업체가 제작한 ECS를 운용했다. 


양만춘함 / 해군


이번 성능개선 사업을 통해 해당 체계가 한화시스템과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국산 ECS로 전면 교체됐다.


ECS는 함정의 추진, 전력, 보조기기, 손상통제 계통을 네트워크 기반으로 감시하고 제어하는 장비다. 


쉽게 말해 함정의 '기관 운용 신경망'에 해당한다. 엔진과 발전기, 전력 분배, 보조 장비, 비상 상황 대응까지 함정 생존성과 직결되는 주요 기능을 통합 관리한다.


CMS가 함정의 '두뇌'라면, ECS는 함정의 '심장과 신경계'를 제어하는 장비에 가깝다. 이 영역의 국산화는 단순한 장비 국산화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미국·유럽 기업 독점 영역에 도전... 함정 자동화 경쟁의 출발점


함정 통합기관제어체계(ECS) / 한화시스템


ECS 기술은 그동안 미국 L3해리스, 영국 롤스로이스,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넥스테크 등 글로벌 방산·조선 기술 기업들이 주도해온 영역이다. 


함정의 추진과 전력, 손상통제 계통을 통합 제어해야 하는 만큼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 시스템 통합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진입장벽은 단순히 장비를 만드는 기술에만 있지 않다. 


함정 운용 환경에 대한 이해, 전투체계와 기관체계 간 연동, 사이버 보안, 장기간 운용 데이터 축적, 해군의 운용 개념 반영 등이 모두 필요하다. 


국산 ECS 개발이 장기간에 걸쳐 민·관·군 협력 방식으로 추진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4년부터 ECS 국산화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후 해군,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등과 국방 핵심기술 과제를 공동 수행하며 기술 기반을 축적했다. 


양만춘함 / 뉴스1


이번 양만춘함 적용은 그동안의 연구개발이 실제 함정 운용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무엇보다 ECS는 차세대 함정 자동화의 핵심 기반이다. 해군은 장기적으로 승조원 부담을 줄이고, 함정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전투, 항해, 기관, 손상통제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수록 함정 운용 인력은 줄어들고 대응 속도는 빨라진다.


울산급 배치-IV로 확장…차세대 함정 시장 겨냥


한화시스템은 이번 양만춘함 적용을 계기로 ECS 사업 영역을 차기 함정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2024년 12월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차기 호위함 울산급 배치-IV 통합기관제어체계 체계개발 사업을 수주해 관련 장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차세대 호위함 ‘울산급 배치-IV(FFX Batch-IV)’에 탑재될 한화시스템의 통합기관제어체계(ECS) / 한화시스템


울산급 배치-IV는 향후 한국 해군의 주력 호위함 전력으로 이어질 차세대 함정 사업이다. 여기에 국산 ECS가 적용될 경우, 기존 성능개량 함정뿐 아니라 신규 건조 함정에서도 국산 기관제어체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국내에서 함정 전투체계와 통합기관제어체계 국산화 기술을 모두 확보한 기업이라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두 체계 간 연동성을 기반으로 항공기 조종석 형태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 기술도 확보했다.


IBS는 전투 및 기관제어 시스템을 하나의 공간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해 함정 운용 인력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차세대 함정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한화시스템은 정찰용 무인수상정, 군집 무인수상정, 대잠정찰용 무인잠수정, 군집수색용 자율무인잠수정, 차세대 기뢰제거처리기 등 해양무인체계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30일 경남 창원 진해항에서 ‘양만춘함(DDH-I)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성능개선 완료 기념식’을 개최했다. 오른쪽부터 김영진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단장, 석흥기 양만춘함 함장, 연제길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항공함정기술팀장 / 한화시스템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국산 ECS 적용을 통해 해군 함정의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됐다"며 "해군과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 등 관계기관 협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ECS를 독자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함정 무인화와 첨단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글로벌 해양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