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을 분리해 배터리만 구독하는 새로운 서비스 모델 검증에 착수한다.
지난달 렌터카 사업 진출 발표에 이어 배터리 구독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며 전기차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통합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8일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의 공동 협력으로 올해 상반기 중 보증 기간이 끝난 법인 택시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 규제 샌드박스 심의에서 승인받은 '전기차 차체·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 규제 특례 제도를 토대로 진행된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는 배터리를 차량과 별개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배터리 성능 하락으로 인한 차량 가치 하락과 고액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부담은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현대차는 먼저 수도권 지역 법인 택시용 '아이오닉5' 5대를 활용해 실증을 실시한다. 주행 거리가 길어 배터리 교체 필요성이 높은 택시 운영 특성을 이용해 배터리 구독 모델이 운영비 절감과 차량 사용 수명 연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분석할 예정이다.
하반기부터는 서비스 대상을 일반 소비자까지 확대해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구독을 연계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총 가격의 약 40%에 해당하는 배터리 비용을 초기 구매 단계에서 분리하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터리 교체에 따른 일시적 고비용을 월별 구독료로 분산시켜 노후 전기차의 지속적인 운행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체가 배터리 소유권을 보유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차량의 잔존 가치 방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배터리 구독 서비스 도입은 현대차가 모빌리티 수직계열화 체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실증을 통해 배터리 소유권 분리 방식이 실제 운행 현장에서 어떤 혁신적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차별화된 금융·구독 상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의 전기차 확산 정책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