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변 후 개운함을 위해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물티슈가 오히려 항문 건강을 위협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무엇으로 닦느냐보다 마찰을 최소화하는 습관이 치핵이나 소양증 같은 항문 질환 예방의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치핵은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역시 성인에게 빈번한 이 질환이 일상 속 작은 배변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특히 잔변감을 없애려 물티슈로 강하게 문지르는 행위가 문제다. 항문 주변은 피부 장벽이 얇아 반복적인 물리적 마찰이 가해지면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이는 가려움증이나 항문 입구가 찢어지는 치열로 악화하기 쉽다.
물티슈 성분도 주의가 필요하다. 예민한 피부라면 제품 속 향료나 보존제에 반복 노출될 경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성분 자체보다 '강하게 문지르는 방식'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결국 깔끔함을 추구하려다 오히려 피부 보호막을 스스로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셈이다.
항문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3단계 관리법'이다. 우선 완벽하게 닦겠다는 집착을 내려놓고 잔변만 가볍게 제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어 비데나 샤워기를 활용해 약한 수압의 미온수로 부드럽게 씻어내고, 마지막으로 부드러운 수건이나 건조 기능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 사소해 보이지만 '누르고, 씻고, 말리는' 이 루틴이 다음 날의 컨디션을 결정짓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