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9일(수)

"향기가 아니라 독"...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말하는 '향초'의 배신

실내 향기를 위해 무심코 사용하는 향초와 방향제가 오히려 기관지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라도 실내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환기가 필수적이라는 조언이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 출연해 집 안에 두지 말아야 할 물건으로 '향 나는 제품'을 첫손에 꼽았다. 권 교수는 "방향제, 향초, 인센스 등 불을 붙여 연기를 내는 제품은 우리 몸에 독이 된다"며 "무엇이든 태우면 유해한 화학물질이 발생하는데 이를 향이 좋다고 방치하면 엄청난 양의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디퓨저와 방향제 속에 숨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위험성도 언급됐다. 권 교수는 "VOC 성분 중 일부는 코와 기관지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며, 특히 프탈레이트가 포함된 제품은 천식이나 기관지염을 일으키고 장기 흡입 시 호르몬 체계와 면역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큼한 향을 내는 리모넨 성분 역시 "다른 화학물질과 섞여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오존과 반응해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예로 든 권 교수는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10~30년 뒤 누적된 성분이 면역계에 어떤 치명적인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향으로 냄새를 덮기보다는 공기 자체를 관리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자연적인 상태가 제일 좋다"며 "애초에 냄새가 나지 않도록 관리하거나 숯처럼 흡착 기능이 있는 천연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실내 공기 오염이 실외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곰팡이나 도시가스 사용 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쌓이기 쉬운 구조 때문이다. 권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도 환기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온 집안 창문을 열어 5분 이내로 짧고 굵게 환기하는 방식을 하루 3~4회 정도 실천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