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법학계가 집단적인 반대 목소리를 냈다.
22일 법학자 205인은 성명을 통해 소년범죄가 갈수록 흉포화하고 있다는 대중적 인식이 실제 통계와는 차이가 있으며 형사처벌 확대가 오히려 청소년의 재범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연령 기준을 낮추는 임시방편 대신 소년사법 체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에 참여한 법학자들은 "최근 논의되는 범죄소년 연령 하향 정책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요청드린다"며 "13세 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으며 연령 하향이 범죄 억제 효과를 가져온다는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년범죄의 본질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빈곤과 교육 결핍, 돌봄 공백 등 사회구조적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핵심 주장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현재의 소년사법제도가 환경 개선과 후견적 개입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성명서에는 "촉법소년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형사처벌의 확대가 아니라 보호처분의 실효성 제고와 교정·교육 인프라 확충, 회복적 사법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강조가 담겼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가사조사관과 보호관찰관 등 전문 인력 부족은 물론 소년분류심사원의 과밀화와 공교육 단절 등이 심각한 문제로 거론됐다.
법학자들은 "대통령과 국회, 정부에 간곡히 촉구한다"며 "실효적인 정책 추진으로 선진적인 소년사법 체계를 구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성명에는 노수환 한국형사법학회 회장과 류병관 한국소년정책학회 회장 등 학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