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2일(수)

췌장암 항암제 내성 막을 치료법 찾았다... 국립암센터, '세계 최초' 치료 원리 규명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췌장암 세포의 항암제 내성 원인인 지방산 산화 과정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2상을 진행하며 치료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21일 국립암센터는 암생물학연구부 김수열 박사와 간담도췌장암센터 우상명 교수팀이 췌장암 세포의 항암제 거부 반응을 무력화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암생물학연구부 김수열 최고연구원,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우상명 센터장 / 국립암센터


연구팀 분석 결과 암세포는 항암제 투여로 에너지원이 고갈되면 세포 내 성분을 스스로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자가포식'을 통해 생존을 이어간다.


그간 학계는 이 과정을 차단하려 노력해왔으나 암세포가 매번 우회 경로를 확보하며 실패를 거듭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생존 핵심 동력이 지방을 에너지로 바꾸는 '지방산 산화' 과정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짚어냈다.


특히 에너지가 부족할 때 작동하는 'JNK1' 단백질이 후기 자가포식을 유도하며, 이때 지방산 산화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1차 화학 항암치료와 지방산 산화 억제제를 병용 투여해 이 생존 경로를 완전히 차단했으며, 그 결과 암세포가 사멸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간 독성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약 후보물질 'KN510713'도 함께 공개됐다. 이 물질은 간 내 지방 축적은 방지하면서 암세포의 지방산 산화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을 갖췄다.


현재 KN510713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국립암센터에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산 산화를 표적으로 삼은 췌장암 치료제로는 세계 유일의 사례다.


김수열 박사는 "이번 연구는 특정 유전자 변이가 아닌 암세포 공통의 에너지 대사 방식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며 "췌장암뿐 아니라 다양한 난치성 고형암의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도 발표돼 큰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