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서울의 노후 아파트 거주자들을 향해 도발적인 글이 올라와 이용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작성자는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맹신 때문에 녹물이 나오는 구축에서 버틴다며 '녹물 페티쉬'라는 자극적인 표현으로 비판했다. 또 신도시 이주와 금융자산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해당 글은 주거 가치와 자산 증식 방식을 둘러싼 현대인들의 첨예한 시각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작성자의 주장은 명확했다. 서울 강남 3구나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의 낡은 구축 아파트에 거주하며 매달 소득의 상당 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는 삶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는 이중 주차와 녹물 문제 등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디며 오직 집값 상승에만 기대를 거는 태도를 꼬집었다. 대신 경기도 동탄이나 광교 같은 신도시로 눈을 돌리면 쾌적한 공원과 문화시설, 균등한 민도 등 훨씬 높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부분은 자산 분산 투자에 대한 논리였다. 작성자는 10억 원 상당의 서울 구축 아파트를 무리한 대출로 보유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도시 아파트를 매입하고 남은 자본을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금융자산 상승률도 부동산 못지않다"며 10년 뒤에는 '신도시 아파트와 금융자산'의 합산 가치가 서울 아파트 한 채의 가치를 추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부동산 불패 신화에 갇혀 기회비용을 날리지 말라는 조언이다.
해당 게시글은 즉각 부동산 게시판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작성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은 "아이들에게 녹물 먹이며 낡은 복도식 아파트에 사는 게 과연 성공한 인생인가", "신도시의 쾌적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며 지지를 보냈다.
반면 서울 입지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이들의 반박도 거셌다. 한 이용자는 "결국 부동산은 입지 싸움이다. 10년 뒤 서울과 신도시의 격차는 금융자산 수익률로도 메울 수 없을 것"이라며 자산 가치의 우상향 흐름은 서울이 압도적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이러한 논란은 실거주 만족도와 자산 가치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 세대의 고민을 투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산 형성이 우선인 이들은 서울의 입지를 고수하는 반면, 현재의 행복과 쾌적한 환경을 중시하는 이들은 신도시로의 이탈을 가속화하는등 각자의 우선 가치에 따른 선택을 하고 있다. 다만, "이중 주차에 고통받으며 녹물이 나오는 집에서 자녀를 키우는 게 짠하다"는 작성자의 일침은 자산 증식이라는 목표 아래 주거 본연의 의미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