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2일(수)

"희망 있으니 포기 못 해" 10만분의 1 확률 뚫고 살아난 신생아의 기적

태어날 때부터 거대한 혹이 폐를 짓눌러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던 신생아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사투 끝에 건강한 미소를 되찾았다.


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을 안고 태어나 중증 호흡부전에 빠졌던 송한결 아기가 에크모(ECMO·인공심폐보조장치) 치료와 수술을 마치고 최근 무사히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결이의 시련은 임신 22주 정밀초음파에서 폐 이상이 발견되며 시작됐다. 왼쪽 흉곽 대부분을 차지한 폐종괴 탓에 왼쪽 폐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었고, 오른쪽 폐 기능 역시 정상의 40%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선천성 폐기형으로 폐가 2배 부푼 신생아 한결이(남)를 에크모 보조 하에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가 퇴원을 앞둔 한결이를 진료하는 모습. / 서울아산병원


지난 1월 14일 세상에 나온 한결이의 상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비정상적으로 부푼 종괴가 심장과 오른쪽 폐까지 압박하며 기흉과 폐고혈압이 동반됐고 산소포화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생후 2일 만에 '최후의 보루'인 에크모가 투입됐다. 신생아 에크모는 뇌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크고 도관 삽입이 까다로워 결정이 쉽지 않은 선택이다.


부모조차 한때 절망에 빠졌지만, 의료진은 "희망이 있으니 포기할 수 없다"며 전의를 다졌다. 결국 생후 13일째, 10명이 넘는 의료진이 달라붙어 에크모와 인공호흡기를 단 채로 이동하는 사투 끝에 폐종괴 제거 수술을 성공시켰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생아과 의사와 간호사, 인공심폐기사 등 10명 이상의 의료진이 투입돼 에크모 기계와 인공호흡기를 연결한 신생아 환자를 수술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서울아산병원


수술 후에도 폐고혈압이 악화되는 위기가 찾아왔지만, 의료진은 정밀한 약물 조절과 고빈도 환기 치료로 고비를 넘겼다.


한결이는 수술 한 달 만에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고, 퇴원 전 검사에서 오른쪽 폐는 정상 수준을, 왼쪽 폐도 3분의 2 이상 회복됐다는 결과를 받았다. 한결이의 질환은 10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드문 사례인 '선천성 기관지 무형성증에 동반된 림프관 정맥 기형'으로 확인됐다.


한결이 어머니는 "저조차 포기할 뻔한 아이를 믿고 살려주신 의료진 덕분에 아이가 제 곁에 있을 수 있게 됐다"며 "건강하게 잘 키우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병섭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신생아과, 소아심장외과 등 여러 과가 하나의 팀으로 신속하게 치료한 덕분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며 "남은 폐가 더 자라면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