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0일(월)

"팬들 마주하기 겁나나"... 홍명보호, 40년 전통 '출정식'까지 전격 취소

홍명보호가 팬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40년 만에 국내 출정식을 생략하고 월드컵 결전지로 직행한다.


지난 19일 축구계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KFA)는 최근 발표한 로드맵을 통해 5월 16일 최종 명단 발표 직후인 18일, 곧장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국내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 자리를 생략한 것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 뉴스1


협회가 내세운 명분은 '물리적 한계'이다. 본선 1, 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가 해발 1500m 고지대라는 점과 6월 12일 체코와의 첫 경기까지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다. 


특히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을 거쳐 북미로 이동하는 'U자형' 동선의 피로도를 줄여 생체 리듬을 최적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축구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파격 행보의 이면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민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홍명보호 출범 이후 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역대 최악이다. 손흥민, 이강인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포진했음에도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관중석은 반도 채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전(2만2206명)과 11월 가나전(3만3256명)의 저조한 관중 수는 대표팀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얼마나 냉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 대한축구연맹·뉴스1


비판 여론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출정식이라는 무대를 의도적으로 피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주변국의 행보와 비교하면 한국의 선택은 더욱 이례적으로 다가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성적 부진에 에르베 르나르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를 둔 반면, 한국은 비판 속에서도 내부 결속만을 강조하며 여론이 분출될 통로를 차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홍명보호는 다음 달 25일경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완전체를 이뤄 약 2주간의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다. 두 차례 평가전을 거쳐 고지대 적응을 마친 뒤 6월 5일 과달라하라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환송의 함성 대신 정적을 택한 홍명보호의 '배수의 진'이 본선 무대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