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0일(월)

쿠사마 야요이 작품 '호박'을 팔아 45억 차익 남긴 개인 소장가... 법원 "컬렉터 아닌 사업가"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팔아 45억 원의 차익을 남긴 개인 소장가가 세무 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미술품 매매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를 단순한 '기타소득'이 아닌 '사업소득'으로 간주해 더 높은 세액을 부과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영민)는 지난 2월 13일, A씨가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을 매입한 뒤 2022년 경매를 통해 되팔아 45억 2100만 원의 양도 차익을 얻었다. 처음에는 이를 사업소득으로 신고했던 A씨는 이후 "개인 소장가로서 양도한 것이니 기타소득에 해당한다"며 15억 원의 세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구사마 야요이 '호박' / 서울옥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소득세법상 개인 소장가가 서화나 골동품을 양도해 발생하는 소득은 기타소득이다"라며 "직접 고객을 유치하지 않고 경매회사에 위탁 판매했을 뿐이므로 사업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시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는 2009년부터 미술품 소매업으로 사업자 등록의 개업과 폐업을 반복했으나 실질적으론 미술품 소매업을 계속 영위하며 지속적으로 사업소득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총 16점의 미술품을 약 84억 원에 판매했으며,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만 14회나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재판부는 "미술품이 고가로서 단기간 내 거래되기 어려운 특성을 고려할 때 A씨의 거래 행위는 사업 활동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의 계속성과 반복성을 갖췄다"고 판시했다.


위탁 판매 방식에 대해서도 "사업소득 판단 시 인적·물적 시설의 보유나 직접적인 판매행위는 필수 요건이 아니며 위탁판매 역시 실질적으로 원고의 계산과 책임하에 이뤄진 판매행위"라고 못 박았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A씨의 소득을 사업 활동의 결과물로 보고 세무서의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