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6일(목)

금감원 정정명령 뒤 드러난 7년 IPO 시계...두나무, 왜 2033년까지 열어뒀나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상장 시계는 현 정권 임기를 넘어 '다음 정권' 시기까지 열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주식교환 완료 후 1년 이내 IPO위원회를 구성하고, 완료일로부터 5년 내 상장을 추진하되 미상장 시 최대 2년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식교환일은 2026년 9월 30일로 예정돼 있어, 기본 시한은 2031년 9월 말, 연장 시 최장 2033년 9월 말까지 간다.


달력상으로도 시계는 길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는 2025년 6월 4일 시작됐다. 현행 5년 단임제 기준으로 보면 두나무가 제시한 IPO 시간표는 현 정권 안이 아니라 그 다음 정권 시기까지 열려 있는 구조다. 회사는 "'가능한 신속히'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공시를 통해 드러난 시간표 자체는 장기전 쪽에 더 가깝다.


왼쪽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 오른쪽은 송치형 두나무 의장 / 사진제공=네이버


높아진 중복상장 문턱


이 장기 시계가 더 눈길을 끄는 건 지금 제도 환경이 두나무에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3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복상장을 거래소 상장심사에서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로 엄격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분할뿐 아니라 인수·신설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 유형으로 심사하고, 종합적·구체적 기준을 명확히 충족하는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설명자료에서도 중복상장을 향후 원칙금지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는 취지를 재확인했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아래로 편입된 뒤 상장을 추진할 경우, 중복상장 논란을 피하기 쉽지 않다. 정정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투자자간계약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의 의결권을 확보할 예정이며, 네이버파이낸셜은 현재와 같이 네이버의 연결종속법인으로 유지된다. 향후 상장이 현실화하면 '네이버 아래 종속회사 상장'이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규제와 인허가 변수도 여전하다. 이번 거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신고 수리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양측도 IPO 추진 여부와 구체적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년이라는 시간에 2년 연장까지 가능한, 최대 7년이라는 이례적 장기 구조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 뉴스1


정정명령 뒤에야 드러난 IPO 시간표


더 불편한 대목은 이 장기 시간표가 최초에는 공시 전면에 나와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4월 3일 두나무의 관련 주요사항보고서에 대해 '향후 회사구조개편에 관한 계획'과 '기타 투자판단과 관련한 중요사항'에 중요한 누락 또는 허위기재가 있다며 정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정정공시가 나온 뒤에야 네이버와 두나무, 이해관계인들이 주식교환계약 체결일에 투자자간계약을 맺었고, 그 안에 IPO 추진과 5년 내 상장, 최대 2년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장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5년 안에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시에는 업계 전언 성격이 강했다. 반면 이번에는 1년 내 IPO위원회 구성, 5년 내 상장 추진, 2년 연장 가능이라는 구조가 정정공시를 통해 공식 문서 수준으로 구체화됐다. IPO 계획 자체보다 "왜 이런 시간표가 금감원 정정명령 이후에야 또렷해졌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네이버와 두나무 측은 5년 내 상장과 2년 연장 조항이 의무사항은 아니며, 투자자 보호와 시장의 예측 가능성 제고 차원에서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복상장 문턱이 높아진 국면에서, 현 정권을 넘어 다음 정권까지 열어둔 IPO 시계를 두고 시장의 시선은 '신속한 추진'보다 '긴 유예'에 먼저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