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6일(목)

키움증권, 연금시장 들어왔는데...또 멈추면 누가 '노후자금' 맡기나

키움증권이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8일 금융위원회에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상반기 내 디폴트옵션 상품 심의를 거쳐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넓힌 뒤 확정기여형(DC)과 확정급여형(DB)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고객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고객의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종합 연금 자산관리 사업자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키움증권이 새로 발을 들인 시장이 단기 매매 자금이 아니라 장기자금 시장이라는 점이다. 퇴직연금은 수익률만으로 승부하기 어렵다. 플랫폼의 편의성뿐 아니라 시스템 안정성과 사후 대응, 장기 신뢰가 함께 검증돼야 한다.


사진제공=키움증권


키움증권은 2025년 4월 3일과 4일 이틀 연속 주문 처리 지연 사고를 냈다. 금융감독원은 같은 해 5월 7일 키움증권 수시검사에 착수해 전산장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 보상 절차 등을 점검했다. 그런데 검사 이후인 6월 20일 시간외거래에서도 다시 매매 지연 사고가 발생했다. 키움증권은 당시 "이중화된 서버에서 순간 단전 현상이 발생해 일부 사용자에게 원활하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며 "고객 불편이 없도록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키움증권의 금감원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519건으로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키움증권은 이에 대해 "지난 4월 키움증권 전산장애 영향으로 분쟁조정 신청건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전산장애의 여파가 단순 오류를 넘어 분쟁조정 신청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키움증권은 홈페이지 전면에 '대한민국 주식시장 점유율 21년 연속 1위'와 '믿을 수 있는 키움'을 내세우고 있다. 리테일 강자의 경쟁력은 거래량 자체보다 주문이 몰리는 순간에도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뢰에서 나온다. 회사가 앞세우는 문구와 최근 반복된 거래장애 이력은 선명하게 대비된다.


실적만 놓고 보면 키움증권의 외형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 2025년 사업보고서 기준 연결 영업이익은 1조4882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150억원,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조1136억원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경영목표에 발행어음 및 퇴직연금 사업의 안정적 착수를 담았고, 정관 개정을 통해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정책의 수립·감독과 내부통제위원회 설치도 명시했다. 외형 확대와 통제 체계 정비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뜻이지만, 실제 작동 여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이미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단기 매매에 강한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장기자금을 맡기는 시장에서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수익률 경쟁에 앞서 '시스템 안정성·재발 방지 체계'가 먼저 검증 대상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