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시리즈로 잘 알려진 국내 모바일 게임사 데브시스터즈 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며 회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 소액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이날 데브시스터즈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주주 결집률은 3.8%를 기록했다. 결집률이 10% 이상일 땐 회사 해산 청구도 가능한데, 현재 이들은 10%까지 결집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6일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출시했는데, 시장 반응이 영 미적지근하다.
게임 회사의 신작 부진이 특이한 이슈가 아닌 만큼, 데브시스터즈 주주들도 이번 신작의 부진만을 이유로 불만을 품고 있지는 않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이라는 단일 IP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초창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운 뒤 한때 추춤했지만 '쿠키런: 킹덤'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쿠키런 IP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기대감을 심어왔다.
이 때문에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장르 확장과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회사의 다음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를 시험하는 신규 타이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초기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게임 내 로딩 지연과 화면 멈춤 등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며 초반 이용자 확보에 실패했고, 결국 조길현 대표와 이원영 공동 PD가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운영 미숙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신작의 성패가 중요한 시점, 가장 기본적인 완성도에서 게임이 흔들렸다는 점이 특히 뼈아픈 대목이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데, 게임이 사실상 동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회사의 마케팅 행보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브시스터즈는 현재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있는 '원 타임스 스퀘어' 건물 외벽에 광고를 집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광고 비용은 월 9만 달러(한화 약 1억 3200만 원)상당이다.
여기에 오는 17일부터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대규모 팝업 행사 진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격적 마케팅은 회사의 최근 실적과도 대비된다. 데브시스터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 급감했는데, 같은 기간 광고비는 6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주주들의 불만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했다. 흥행 실패한 게임에 대한 추가 투자가 과연 비용 대비 효과를 낼 수 있냐는 의문이다.
물론 현재의 마케팅이 장기적인 IP 확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일지, 아니면 타이밍을 놓친 비용 집행일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과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어지는 비용 집행은, 후자로 비춰질 여지가 크다.
무엇보다도 "회사가 어디를 보고 돈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주주들의 본질적인 불안을 해소할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이번 신작 부진은 단순한 실적 문제가 아닌 회사 전반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