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경남 고성군 주민들은 최대 100만원의 지원금을 손에 쥐게 됐다.
중앙정부의 고유가 지원금 60만원에 경남도의 생활금 10만원, 고성군의 자체 지원금 30만원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선심성 현금 살포의 이면에는 위태로운 지방 재정의 현실이 가려져 있다.
고성군의 재정자립도는 10.3%로 경남 최하위권이며, 경남도 역시 33.1%에 불과하다. 재정 여건이 넉넉지 않은 지자체들이 빚을 내서라도 현금을 뿌리는 형국이다.
현금 지원 경쟁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과거 야권의 지원책을 "현금 살포성 예산"이라 맹비난했던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 이번엔 더 적극적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전 도민 1인당 10만원 지급을 결정했고, 신상진 성남시장은 비상금인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헐어 가구당 10만원을 주기로 했다.
이상일 용인시장도 지역 화폐로 최대 12만원을 지급했다. 이들은 모두 여권의 공천을 확정 짓고 재선을 노리는 현직들이다.
민주당 후보들 또한 물량 공세로 맞불을 놓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는 20만원의 고유가 지원금을,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지역 화폐 45만원을 약속했다.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는 100만원의 결혼 지원금이라는 파격적인 공약까지 내걸었다. 이미 충북과 전북의 10여 개 기초단체는 연초부터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수십만 원씩의 지원금을 배포하며 현금 살포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정치권이 '현금 중독'에 빠진 이유는 선거 승리를 위한 가장 확실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시절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으로 정치적 체급을 키운 학습 효과가 여야 모두에게 깊게 각인됐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표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금 지원이 취약계층의 소비를 진작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뿌리면서 국가 채무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강성진 한국경제학회장은 "재정자립도가 100%인 지자체는 없다"며 "결국 빚을 내서 주는 돈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몫"이라고 경고했다.